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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구류면류관, 반크도 나섰다"…디즈니+에 '21세기 대군부인' 역사왜곡 시정 촉구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8 05:40

수정 2026.05.18 05:40

/사진=반크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사진=반크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파이낸셜뉴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를 상대로 오류 시정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드라마와 영상 콘텐츠 속 역사 오류를 바로잡는 '글로벌 시민운동'도 추진하기로 했다.

반크는 17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캠페인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한국 드라마일수록 역사 표현의 영향력이 크다"며 글로벌 플랫폼과 방송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中 '동북공정' 인정으로 오해할 장면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5일 방송된 왕 즉위식이다.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해당 장면에서 왕은 9줄 장식의 '구류면류관'을 착용했고, 신하들은 왕을 향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쳤다.



반크에 따르면 자주독립국 군주를 상징하는 표현은 '만세'가 적절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중국 황제국 아래 제후국에서 사용하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천세'를 사용했다.

반크는 "중국이 한국사를 자국 역사 체계 안에 편입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 논리를 한국 스스로 인정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주의 관모 고증도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독립된 자주국의 황제를 상징하려면 12줄 장식의 '십이면류관'이 맞지만, 드라마 속 구류면류관은 중국 황제의 신하인 제후의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란에도 OTT엔 수정 없이 그대로

반크는 해당 장면이 방송 직후 역사 왜곡 논란으로 큰 비판을 받았음에도 17일 오후 3시 현재 디즈니의 글로벌 OTT 서비스에서 관련 장면의 음성과 자막이 여전히 시정되지 않은 채 송출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앞서 MBC 제작진은 역사 고증 논란이 커지자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재방송과 VOD, OTT 서비스에서 문제 장면의 음성과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작품이 한국어는 물론 일본어 등 10개 언어 자막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왜곡된 역사 표현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크는 "글로벌 OTT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이 해당 장면을 접할 경우 한국의 역사와 국가 정체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크는 디즈니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 음성과 자막 시정을 요청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전 세계 한류 팬들과 함께 한국 드라마와 영상 콘텐츠 속 역사 오류를 바로잡는 '글로벌 시민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글로벌 OTT에 올라가는 한국 콘텐츠는 외국 교과서나 백과사전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며 "작은 표현 하나도 세계인들에게는 한국의 실제 역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고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하백의 신부' 프랑스어 자막과 영화 '사냥의 시간' 독일어 자막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부분을 수정한 바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