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자 논문 베껴 3번 해임된 서울대 교수… 법원 "해임 정당"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8 09:20

수정 2026.05.18 10:01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해임됐다가 모두 절차상 하자를 사유로 강단에 돌아왔던 서울대 교수가, 세 번째 해임 끝에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전경. /사진=뉴스1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해임됐다가 모두 절차상 하자를 사유로 강단에 돌아왔던 서울대 교수가, 세 번째 해임 끝에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전경.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해임됐다가 모두 절차상 하자를 사유로 강단에 돌아왔던 서울대 교수가, 세 번째 해임 끝에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지난 3월 20일 서울대 국어국문과 A씨가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012년부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정교수를 지낸 A씨는 2018년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 B씨의 논문 영문 초록과 문장 일부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는 A씨가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작성한 문헌 중 12편이 연구부정 또는 연구부적절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정했고, 이를 근거로 A씨는 2019년 12월 첫 번째 해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에 처분 취소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그러자 곧바로 사건을 법원으로 가져가 연진위 구성에 하자가 있다는 등 절차상 흠을 인정받아 해임을 뒤집었다.

당시 서울대 자체 규정상 연진위 조사위원 과반이 해당 전공자로 채워져야 했으나, 서울대 측은 이해관계자 배제 조항을 적용하기 위해 국문학과 교수를 배제하는 과정에서 전공자 과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표절 여부에 대한 연진위 판정 자체에 오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행정처분의 절차적 하자가 중대해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해당 판결은 2023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에 따라 A씨는 강단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A씨의 복직 이후 연진위는 같은 해 외부 인사 2명을 포함한 5명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재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12편의 논문 중 10편을 연구부정, 1편을 연구부적절 행위로 판단했고, 2023년 10월 두 번째 해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에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그런데 교원소청심사위는 '연진위 의결 과정에서 본조사 절차가 누락된 점'과 'A씨의 이의신청 기회도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해임 처분을 취소했다.

이에 서울대 측은 교원소청심사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다.

두 차례 해임이 모두 무산되자 서울대는 2024년 세 번째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연진위는 이번에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모두 밟은 뒤 A씨의 논문 12편 가운데 4편을 연구부정, 7편을 연구부적절 행위로 결론냈다.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2024년 9월 해임을 의결했고, 다음 달 총장 명의로 처분이 통보됐다.

A씨는 세번째로 교원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고의적이거나 적어도 연구자로서 주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이라며 "연구 윤리 위반 정도가 무겁다"고 지적했다.

실제 A씨의 논문은 제자 논문과 같은 표현을 다수 차용해 통상적인 범위를 넘는 유사성이 확인됐으며, 영문 초록은 절반 이상이 겹치고 전반적인 내용 전개마저 동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재판부는 "학식과 덕행으로 타인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되는 사표(師表)가 되어야 할 대학교수는 일반 직업인보다 한층 높은 윤리 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엄격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어 "A씨의 전공과 연구 경력, 서울대 교수로서 학계에 미치는 영향력, 부정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에서의 항소심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