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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벅찬데 생산적금융 확대… 금융지주 RWA 관리 비상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8 18:09

수정 2026.05.18 18:08

원·달러 환율 1500원 재차 돌파
보통주자본비율 하방압력 커져
4월 기준 기업대출 잔액 21조 늘어
넉 달 만에 작년 연간 증가액 근접

고환율 벅찬데 생산적금융 확대… 금융지주 RWA 관리 비상
금융지주들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기업대출 증가가 신용위험가중자산 확대로 이어지면서 대표적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하방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RWA는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환산한 값으로, CET1 비율을 산출할 때 분모로 쓰인다. 자본 증가 속도보다 RWA가 빠르게 늘어나면 CET1 비율은 낮아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4분기 RWA는 전년 말 대비 모두 증가했다.



KB금융의 3월 말 기준 RWA는 365조9830억원으로 3개월 새 8조9873억원(2.5%)이 늘었다. 신한금융은 365조19억원으로 12조943억원(3.4%), 하나금융은 301조1430억원으로 12조1590억원(4.2%), 우리금융은 241조2260억원으로 6조6840억원(2.8%) 각각 증가했다.

RWA가 늘면서 CET1 비율에는 하방 압력이 나타났다. KB·신한·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전년 말보다 하락했다. 우리금융만 예외적으로 지난 1·4분기 CET1 비율이 소폭 개선됐다. RWA 부담이 커진 데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른 원·달러 환율과 기업대출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RWA는 기업대출 증가뿐만 아니라 환율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기 때문에 RWA가 늘고, 이는 CET1 비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달러당 14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하다 중동 사태가 터진 뒤 3월 말에는 1530.1원까지 올르기도 했다. 이후 중동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1400원대로 내려왔지만 최근 다시 올라 지난 15일 1500원을 재차 돌파했다. 기업대출도 빠르게 늘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66조64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조3392억원 증가했다. 넉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24조1029억원)에 근접한 것이다. 당분간 RWA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데다 원화 약세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자본 부담을 덜기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자본규제 합리화를 통해 은행권 74조5000억원, 보험업권 24조2000억원 등 최대 98조7000억원의 추가 자금공급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치가 기업대출 위험가중치를 직접 낮추는 방식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규제 합리화 방향을 제시했지만 현장에 세부 기준이 바로 적용되는 단계는 아니다"며 "감독규정이나 시행세칙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