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석유 판매에 대한 제재 유보를 연장했다. 중간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지율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름값 급등 속도를 늦추기 위해 연장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라운대 연구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유가 폭등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연료비로만 약 400억달러(약 59조7300억원)를 더 지출했다.
전쟁 개시 이후 두 번째 연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재무부가 30일짜리 신규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면서 "가장 취약한 나라들이 현재 바다 위에서 유랑하는 러시아 석유에 일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일반 면허가 원유 현물 시장 안정을 돕고, 석유가 에너지에 가장 취약한 나라들에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말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석유 제재 유보를 연장했다. 재연장은 없을 것이라던 당시 베선트의 말도 허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고, 이 때문에 이번 전쟁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좋지 않은 가운데 중간선거가 다가오자 초조해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율, 재집권 이후 최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재집권 이후 최저 수준인 37%로 떨어졌다.
그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59%로 치솟았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64%가 이란 전쟁을 '잘못된 결정'이라며 반대했다. '올바른 결정'이라는 답은 30%에 불과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중립인 무당층에서 이란 전쟁 반대가 73%에 이르렀다.
이란 전쟁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 결정적인 배경이다.
미국인들, 연료비로만 400억달러 더 부담
국제 유가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는 전쟁 개시 이후 50% 넘게 폭등했고, 이날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주유소 기름값도 폭등세다. 석유를 수출하면서 미국 내 기름값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쟁 이후 51% 폭등해 갤런당 4.52달러로 치솟았다. 산업 핵심 연료인 경유 가격 역시 51% 폭등해 갤런당 5.63달러로 뛰며 사상 최고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브라운대가 공개한 논문을 인용해 이란 전쟁 뒤 미국인들은 연료비로 400억달러(약 59조7300억원)를 더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유가 폭등에 따른 다른 물가 상승세를 감안하지 않아도 이미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미 유권자들이 감내하고 있다는 뜻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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