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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트럼프 이란 발언에 요동...몇 주 안에 원유 바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9 13:55

수정 2026.05.19 13:56

국제 유가, 18일 2% 가까이 급등했으나 다음날 비슷한 폭으로 급락
美 트럼프 "19일 이란 공격 보류, 종전 협상 진행 중"
美 재무, 유가 안정 위해 러시아 원유 제재 일시 완화
IEA, "수주 뒤에 세계 상업용 원유 재고 바닥"
유럽에서는 이달 말에 원유 고갈될 수도
시리아, 호르무즈 대체 지역으로 주목
유가 잡으려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유일 해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전쟁 발언에 2% 가까이 출렁이면서 불안정한 행보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가가 진정되더라도 결국 몇 주 안에 석유 재고가 고갈된다며 호르무즈해협 개방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 트럼프 이란 발언에 요동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거래된 7월물 브렌트유 선물과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각각 배럴당 112.1달러, 108.66달러로 장을 마쳤다. 두 유종은 전장 대비 각각 2.6%, 3.07% 올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19일 시작된 아시아 거래에서 급락했다. 브렌트유와 WTI 시세는 19일 장중 배럴당 각각 109.8달러, 107.36달러를 기록하여 전장 대비 2.05%, 1.3%씩 내려가면서 상승분을 부분 반납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유가 변동의 원인으로 트럼프의 발언을 꼽았다. 그는 18일 미국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달 내놓은 최신 종전안에 대해 실망했다며 이란에 대한 어떠한 양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군에 "내일(19일)로 예정된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 종전 합의를 중재하고 있는 중동 동맹국 정상들이 공격 보류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모든 국가가 매우 수용할 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금융 플랫폼 트레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유가 상승세가 무제한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협상을 선호한다고 강조했고, 휴전을 유지하면서 외교적 해법의 문을 열어 놨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재무부는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현재 해상에 발이 묶인 러시아산 원유에 일시적으로 접근하도록 30일간의 임시 일반 면허를 발급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석유 거래에 제재를 가했던 미국은 지난 3~4월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 석유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1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출발한 유조차들이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바니야스에 도착해 인근 정유소에 석유를 내린 뒤 대기하고 있다.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출발한 유조차들이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바니야스에 도착해 인근 정유소에 석유를 내린 뒤 대기하고 있다.AP연합뉴스

남은 기름 거의 고갈...호르무즈 열려야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세계적으로) 상업용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며, 수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반구에서 봄철 파종 및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면 경유와 비료, 항공유, 휘발유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 원유 재고가 급감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G7 회의에서 원유의 "물리적 시장과 금융 시장 사이에 인식 격차가 존재한다"며 실물 시장의 재고 부족이 금융 시장의 가격 반응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IEA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2월 이란전쟁으로 세계 석유 해양 운송량의 약 20%가 지나던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이후, 지난 3~4월 세계 원유 재고가 일평균 400만배럴 줄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6일 스위스 UBS 은행 관계자들을 인용해 원유 수요가 전월과 동일할 경우 5월 말 세계 원유 재고가 사상 최저 수준인 76억배럴에 근접한다고 내다봤다.

싱가포르 아백스상품거래소의 제프 커리 회장은 18일 CNBC를 통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문제는 유가 자체가 아니라 실제 원유 공급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물리적 공급 부족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이달 말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보도에서 시리아가 호르무즈해협을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과 국경이 접한 시리아는 지중해에도 여러 항구를 가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수출길이 막힌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은 이미 석유를 육로로 시리아까지 옮긴 다음, 지중해에서 선적하고 있다. 다만 NYT는 시리아의 낙후된 시설과 정치적 불안이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미국 CNN은 미국 내 유가 및 물가 상승을 해결할 방법으로 △유류세 인하 △미국산 원유 수출 중단 △미국·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증산 등을 평가한 뒤 실행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 에너지컨설팅 업체 라피단에너지그룹의 밥 맥날리 회장은 CNN에 "지금 문제는 단 하나의 조치로 해결될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여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하사브 항구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들이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하사브 항구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들이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