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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생일상까지 차렸는데"…며느리보다 강아지가 먼저인 시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05:00

수정 2026.05.24 05:00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시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외로워하는 시아버지를 위해 유기견 입양을 도왔던 며느리가 어느 순간 손녀와 자신보다 더 반려견을 끔찍하게 여기는 시아버지의 모습에 서운함을 느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홀로 되신 시아버지에게 반려견 선물했는데... 어느순간 주객전도

최근 JTBC '사건반장'에는 4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해 세 살 딸을 키우고 있다. 남편에겐 누나가 한 명 있는데, 다들 시댁과 가까이 살아 자주 모였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시아버지는 깊은 외로움에 빠졌다.

여기에 은퇴까지 겹치며 바깥활동이 줄어들자 시아버지의 우울감은 더욱 짙어졌다.

이런 시아버지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A씨는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을 키워보는 것을 제안했다. 이후 남편과 상의해 시아버지의 유기견 입양까지 도왔다.

A씨는 "시아버지께 처음 말씀드렸을 때는 '귀찮다', '냄새난다'며 시큰둥하셨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점점 깊어지셨다"고 했다.

시아버지는 반려견에게 '두부'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일찍 일어나 반려견의 밥을 챙기면서 자연스럽게 본인 식사도 거르지 않게 됐다고 한다. 또 반려견과 매일 산책을 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활기차고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시아버지는 입만 열면 두부가 똑똑하고 착하다며 칭찬했다. 어딜 가나 두부와 함께였고, 집에 혼자 두는 법이 없었다"며 "심지어 명절에는 반려견을 위한 특별 보양식을 따로 요청해 간을 하지 않은 황태국 등을 만들어줬고, 입양한 날을 생일로 정해 생일상까지 차려줬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시아버지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두부가 큰 효도를 하는 것 같아서 고마웠다. 그 무렵 딸이 태어났고, 시아버지는 첫 손녀를 무척이나 예뻐하셨다"고 했다.

알레르기 있는 며느리에게 "네가 방에 들어가 있어라"... 섭섭

문제는 그 이후였다. 시아버지는 손녀보다도 반려견을 더 챙기는 듯한 모습을 종종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에는 '시아버지가 반려견을 자식처럼 아끼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운함이 커졌다"고 했다.

특히 A씨가 크게 아픈 뒤 강아지 알레르기가 생겼고, A씨는 "시댁에 방문했을 때만 반려견을 방에 두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하자 시아버지는 오히려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A씨는 "저보고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시더라. 너무 섭섭했다"며 "이 집에서 나는 강아지보다 못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시아버지는 상실과 외로움, 애착 문제가 모두 겹친 상태다. 사별하신데다 은퇴까지 하셨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반려견은 '나를 필요로 하는 유일한 존재'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운하시겠지만 아버님의 마음을 이해해 드리고, 알레르기 등의 문제는 아버님을 잘 설득해 타협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