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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21% 폭증에 사건 처리 비상…서울회생법원, 외부 회생위원 확대 왜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9 15:15

수정 2026.05.19 15:15

외부 회생위원 담당 사건에 '1억5000만원 이상' 채무자도
"업무 부담 완화 기대" vs "심리 편차 우려" 지적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의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경기 침체 여파로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면서 법원이 외부 인력이 맡는 범위를 확대하는 대응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부터 외부 회생위원의 사건 범위를 넓혔는데, 사건 적체와 내부 인력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건 처리의 일관성과 심리의 충실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1일부터 개인회생 사건에서 외부 회생위원 선임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실무준칙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급여소득자의 총 채무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사건에만 외부 회생위원이 선임됐지만, 개정 이후 기준이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아졌다.

그만큼 외부 회생위원이 담당하는 사건 수가 늘어나게 된 셈이다.

법원 사무관 등 내부 인력뿐 아니라 변호사·회계사·법무사 등 외부 전문가는 외부 회생위원으로 활동한다. 회생위원은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조사하고 변제금을 분배하는 업무를 맡는다. 채무자의 실제 재산과 소득을 바탕으로 변제 능력을 심사하고, 채권자들에게 최대한 공정하게 변제금이 배분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개정 배경으로 개인회생 사건 급증에 따른 업무 부담 완화를 들었다. 법원은 개정 이유에서 "내부 회생위원에 대한 배당 사건 수 폭증에 따른 합리적 사건 배당을 통해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개인회생 사건은 빠르게 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법원의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15만684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2만8984건)보다 21.6% 증가했다. 서울회생법원 접수 사건 역시 역시 같은 기간 2만5523건에서 2만8466건으로 11.5% 늘었다.

법원 안팎에서는 외부 인력 확대가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외부 회생위원이 맡는 사건이 늘어날수록 사건 처리 기준과 방식에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한 법원 관계자는 "외부위원 역시 각자의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과 판단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재판부에서도 불공평하다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방향성과 기준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회생법원 파산관재인(파산 절차에서 재산 처분 등을 맡는 역할)을 지낸 왕미양 변호사는 "사건이 급증하면 신속 처리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어 균일한 심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본적인 매뉴얼에 따라 진행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위원 권한과 재판부 개입 범위를 둘러싼 의견도 엇갈린다.
이동우 법무법인 지름길 변호사는 "외부 회생위원이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이의나 채권자·채무자 간 의견이 대립할 때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재판부의 관리와 개입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원지법 전임회생위원 출신인 정민교 변호사는 2022년 발표한 논문에서 회생위원의 직권조사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채무자의 허위보고 등 위법행위 발견 시 보고와 사후심사 기능까지 확대해 회생위원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