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우간다서 에볼라 확산, 사망자 118명 넘어
WHO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이번 유행은 백신·치료제 없는 분디부조형 변종
초기 증상 독감·말라리아와 유사해 조기 발견 어려움
의료 인프라 취약한 지역 중심으로 감염 확산 우려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120명에 육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고, 주변국들은 국경 폐쇄와 검역 강화에 나서는 등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및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민주콩고에서는 현재까지 300명 이상의 에볼라 의심 환자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118명 이상이 숨졌다. 다만 민주콩고 보건부는 검사 샘플 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의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행에서 새롭게 확인된 감염 사례에는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던 미국인 의사도 포함됐다.
주요 발병 지역은 우간다·남수단 접경 지역인 민주콩고 북동부 이투리주다. 주도 부니아를 비롯해 르왐파라, 몽그왈루 등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반군 M23이 장악 중인 북키부주 고마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민주콩고 정부는 환자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부니아와 르왐파라, 몽그왈루에 에볼라 치료센터 3곳을 추가 설치하고 있다. 새뮤얼 로저 캄바 보건부 장관은 의료 인력과 병상 부족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웃 우간다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주 민주콩고 국적 환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수도 캄팔라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사망했다.
이번에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분디부조형(Bundibugyo)' 에볼라로 확인됐다. 해당 변종은 지난 2007년 우간다 분디부조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2012년 민주콩고에서도 확산한 바 있다. 당시 치사율은 30~50% 수준으로 대표적 에볼라 바이러스인 자이르형보다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백신과 치료제 부재다. 자이르형 에볼라는 이미 백신이 개발돼 있지만 분디부조형은 아직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현재로서는 감염 차단과 증상 완화 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초기 증상이 독감이나 말라리아와 유사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도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초기 환자를 '주술적 질병'으로 여겨 병원 대신 종교 시설이나 전통 치료사를 찾았고, 이 때문에 감염 경로 파악과 격리 조치도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WHO는 뒤늦게 백신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WHO 자문그룹은 19일 회의를 열고 분디부조형 에볼라 임상시험에 우선 적용할 백신 후보군을 검토할 예정이다. WHO는 전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현지 전문가 35명과 7t 규모 응급 의료물자를 민주콩고에 긴급 파견했다.
주변국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르완다는 민주콩고와의 육로 국경을 전면 폐쇄했고 부룬디와 탄자니아는 국경 검역과 감시 체계를 강화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공항과 항만 검역을 강화했으며 독일은 민주콩고·우간다 방문자를 위기 대비 목록(ELEFAND)에 등록하도록 여행 지침을 조정했다.
우간다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에볼라 확산 방지를 이유로 우간다 내 모든 비자 업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안드레아 아구에르 아리크 말루에트 부사무총장은 "역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매우 활발하다"며 "공동 대응과 신속한 정보 공유가 국경 간 확산 차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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