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번지는 '영업이익 N% 성과급제'… 산업 생태계를 흔든다 [삼성전자 노사 막판 담판]

조은효 기자,

김준혁 기자,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9 18:19

수정 2026.05.19 18:19

적자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
주주가치 훼손·배임소송 불씨
주요 대기업 노조, 삼성 주시
결과 따라 사측 압박 본격화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2일차 오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2일차 오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번지는 '영업이익 N% 성과급제'… 산업 생태계를 흔든다 [삼성전자 노사 막판 담판]
번지는 '영업이익 N% 성과급제'… 산업 생태계를 흔든다 [삼성전자 노사 막판 담판]
지난해 말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 갈등을 두고 글로벌 스탠더드인 '철저한 성과주의'를 훼손하고 한국 산업계에 '무조건적 이익 나눠먹기'라는 위험한 불씨를 던졌다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된다. 막대한 재투자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외면한 채 기여도와 무관하게 적자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을 일률 분배하자는 노조의 주장은 주주가치 훼손은 물론 경영진의 배임 논란과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10년간 영업이익 10% 지급'을 타결한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를 거쳐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까지 '영업이익 할당제' 청구서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자칫 국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근원적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업이익 N% 요구안 분출

19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주요 대기업 다수의 노조들은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 결과를 주시하면서 사측에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 압박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통합 노조는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배분,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을 20일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들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합의 결과에 따라 요구 수위를 조정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요구를 본격화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노조 등은 아예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올해 임금협상 주요 의제로 띄울 계획이다. 삼성그룹 계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의 20%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자,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전면 파업을 실시했다.

주주단체들의 배임 소송 가능성은 또 다른 뇌관이다. 앞서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 지급을 제도화할 경우 이사회·경영진·노조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 주주 재산권 침해 등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교섭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삼성 전 계열사로 노사 간 성과급 논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반도체 호황으로 앞으로는 기본급을 얼마나 올리나보다 회사가 거둔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가 노사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 교섭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개입도 확대 관측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간 갈등은 김민석 국무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실상 "파업은 절대 안 된다"며 개입도를 높이면서, 가까스로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사후조정까지 열리게 됐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2차 사후조정 협상장에 등판한 것도 합의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으로 파업으로 가는 길목을 열어놓은 만큼, 정부가 직접 문제 해결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파업을 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카카오 노조 등 초과이익 연동 성과급제를 요구하는 기업이 확대되고 있어 노사갈등이 정부의 중재 및 개입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원일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