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K로봇수술 신기록 쓰는데… 힘 못쓰는 국산 플랫폼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9 18:28

수정 2026.05.19 18:27

수술 경험·기술력 세계적 수준
"해외 플랫폼 의존에 한계 명확"
국산화 성공땐 의료산업 시너지

인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능형 스테이플러 활용 단일공 로봇 기흉수술 모습. 세종병원 제공
인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능형 스테이플러 활용 단일공 로봇 기흉수술 모습. 세종병원 제공
국내 의료계의 로봇수술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해외 장비를 도입해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고난도 수술 영역에서 새로운 수술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병원들은 전립선암과 갑상선암, 위암 등을 중심으로 로봇수술 적용 범위를 확대해 왔으며 최근에는 폐암과 흉부질환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갑상선암과 위암 수술이다. 국내 의료진은 목 부위를 직접 절개하지 않는 갑상선암 로봇수술 접근법을 발전시켰으며, 위암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많은 수술 경험을 축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하며 국내 로봇수술 경쟁력을 보여줬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체 수술의 약 20%를 단일공 로봇수술로 시행했으며, 단일공 수술의 상당수를 암 치료에 적용하는 등 고난도 암 수술 분야에서 임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앞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022년 국내 최단 기간 내 로봇수술 1만례를 달성한 바 있다.

인천세종병원은 기존 복강 중심을 넘어 흉부 영역까지 단일공 로봇수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며 기술 고도화에 성공했다. 인천세종병원은 지난달 다빈치SP 로봇과 지능형 스테이플러를 결합한 단일공 기흉수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기흉수술은 좁은 흉강 안에서 폐 병변을 절제하고 봉합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절개창을 통해 각각의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번 수술은 하나의 절개창만으로 수술 전 과정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로봇수술 산업은 여전히 해외 플랫폼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현재 국내 로봇수술 시장은 미국 의료로봇 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큐렉소, 고영테크놀러지, 미래컴퍼니 등이 수술로봇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의료계에서는 한국의 로봇수술 경쟁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로봇수술 술기와 임상 경험 측면에서는 글로벌 상위권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며 "향후 국산 플랫폼 경쟁력까지 확보된다면 의료 기술과 산업 양측면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