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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주주동의 필요하다" vs "상장 축소 우려"…당국·업계 세미나 진행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0 14:49

수정 2026.05.20 14:49

거래소 주최 세미나 진행
학계 "계층 상장이 문제"
업계 "VC 투자, 상장 축소 우려"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에서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학계, 당국 관계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에서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학계, 당국 관계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에 대한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를 세우면서 구체적 실행 방식을 두고 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자들은 주주보호 필요성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무상 어려움과 상장 시장 축소 등을 우려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렸으며, 학계와 업계를 비롯해 금융당국 관계자도 참석했다.

발제는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중복상장 심사기준 및 제도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했다.

남 위원은 중복상장시 주주동의가 필요하다며 △이사회 의무 중심 △부분적 주주동의 의무화 △전면적 주주동의 의무화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사회 의무 중심은 모회사의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주주동의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부분적 주주동의 의무화 방식은 한국거래소가 주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주주동의를 진행한다. 전면적 주주동의 의무화는 중복상장 시 기본적으로 주주동의를 구하되, 자회사 비중이 매우 낮은 경우를 예외로 두자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주주동의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남 위원은 △특별결의 △3%룰 적용 일반결의 △소수주주 다수결(MoM) 등 3가지를 제안했다.

발제 발표 종료 후 이어진 토론에선 주주동의 방식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의 경우 중복상장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계열 회사를 분리해 상장하는 '계층 상장'이 문제"라며 "지배주주가 계층 상장을 통해 현금 흐름을 적게 가져가며 지배권을 확대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처럼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가 가진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라면 MoM까지 갈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MoM 방식이 제일 적합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자로 참석한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중복상장은 모회사뿐만 아니라 자회사 주가도 같이 디스카운트(저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며 "전면적 주주동의 의무화와, MoM 방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의결권 확보에 비용이 들 수 있지만, 행동주의 펀드 등이 관여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무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순 대신증권 IPO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투자자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상장 규제가 심화된다면 기업이나 벤처캐피탈(VC) 입장에서 의지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무적으로 일반주주와 기관 투자자의 임시주총 참여율이 낮고,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도 쉽지 않아 전면적 주주동의 의무화는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광녕 키움인베스트먼트 본부장도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첨단 산업의 경우엔 중복상장에 대해 좀 더 예외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엄격한 규제는 VC의 투자나 중소·중견기업들 상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으로 접근한 것은 타당한 문제의식"이라며 "다만 원칙적 금지와 획일적 금지는 명확히 구별돼야 한다. 법체계의 정합성이나 기업 경영의 자율성,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학계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 제도 정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주주보호 필요성을 원칙으로 하되 다양한 사안을 단순화할 수 있는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기업 성장과 투자자 보호 사이 균형을 함께 고려해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