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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수사외압 의혹' 검사, 재판서 "특검 짜맞추기 수사" 부인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0 16:04

수정 2026.05.20 16:04

"무죄 선고돼야" 주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를 무마시키고자 외압을 가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희준 검사가 첫 재판서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2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엄 검사와 김동희 검사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엄 검사 측은 "피고인은 쿠팡·관봉권 상설특별검사팀(안권섭 특검)이 이미 기소 결론을 내리고 중요 물증을 누락했으며, 허위 수사와 조작을 통해 위법수사를 서슴치 않고 짜맞추기 기소를 했다"며 "이는 공소제기 권한을 남용한 범죄고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것에 이르지 않아도 피고인은 무죄"라며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엄 검사는 발언기회를 얻어 "특검은 '쿠팡 무혐의 처분의 정당성'이라는 핵심 내용을 수사해놓고도 (부당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자 결국 공소장 경위사실 부분에만 기재했다"며 "이는 유죄의 예단을 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검사 측 변호인은 "쿠팡 사건은 확립된 법리를 거쳐 정당하게 처분했고, 의견개진절차도 충분히 보장했다"며 "직권남용의 고의도 인정될 수 없어 무죄로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2025년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각각 근무하면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주임 검사에게 '대검찰청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검사에게 알리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사건 추가 조사 또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 검사의 의견이 묵살돼 정당한 수사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지난 2023년 5월 퇴직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해 이른바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고 불렸다.

사건을 조사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지난해 1월 검찰에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부천지청은 쿠팡 근로자들이 상용직이 아닌 일용직에 해당해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문 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하며 사건이 점화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