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中조직 손잡고 1170억 돈세탁… 대포통장 유통 149명 검거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0 12:00

수정 2026.05.20 18:24

경찰, 범행에 쓴 계좌 80개 확인
1개당 1500만~2500만원 챙겨

중국을 거점으로 활동한 자금세탁 범죄조직과 결탁해 117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국내 대포통장 유통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에는 경찰 관리 대상 폭력조직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외 범죄조직 총책과 관리책, 코인 송금책 등 149명을 송치하고 이 가운데 7명은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핵심 조직원 27명에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대포통장 유통조직은 중국 선전 지역에 거점을 둔 자금세탁 범죄조직과 연계해 2024년 3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약 117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은닉·가장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자금세탁 조직 총책인 일명 '왕회장' 김모씨(48·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를 했다.

국내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책 A씨(28·남)와 B씨(29·남)는 2024년 3월 전북 지역에서 지인과 지역 선후배 등을 중심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하부 조직원을 통해 대포통장을 개설·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공급한 대포통장을 통해 2025년 5월까지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리딩사기 피해금 등 310억원 상당이 세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자금세탁 조직은 2024년 8월 또 다른 총책 C씨(44·남)를 영입해 조직을 총괄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이 사용한 대포통장을 통해 2025년 8월까지 86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이 세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에는 국내 조직이 중국 조직에 대포통장만 공급했지만, 2025년 3월부터는 하부 조직원을 중국 현지로 직접 보내 피싱과 자금세탁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조직이 세탁 금액의 3~6%를 국내 조직에 나눠주며 범죄수익을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리 대상인 3개 폭력조직 소속 조직원 8명도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 중 2명은 국내 대포통장 조직에 가입했고, 나머지는 대포통장을 공급받아 다른 범죄조직에 유통한 뒤 중간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확인한 범행 이용 계좌는 총 80개로 대포통장 1개당 거래가는 1500만원에서 2500만원 사이로 파악됐다.

자금세탁에는 테더코인 등 가상자산이 주로 활용됐다. 경찰이 파악한 자금세탁 유형은 테더코인 송금 72%, 상품권 업체를 가장한 방식 19%, 기타 계좌이체 9% 등 이였다.
코인 송금책들은 수수료나 대출금 지원을 약속받고 자신의 계좌로 피해금을 입금받은 뒤 가상자산을 매입해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코인 송금책 중 한 명이 2개월 동안 36억원 상당을 송금하고 3000만원 이상 수수료를 챙긴 사례도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수익금 13억8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하고, 탈세 추정액 1170억원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