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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하위 절반 세금 없애자"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1 01:13

수정 2026.05.21 01:13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소득 하위 50% 계층에 대해 연방 소득세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중산층·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논쟁이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베이조스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상위 1%가 전체 세수의 약 40%를 부담하고 있지만 하위 절반은 3%만 내고 있다"며 "그 3%조차 없어져야 한다. 0%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 7만5000달러 수준의 뉴욕 퀸스 지역 간호사를 예로 들며 "그들에게 워싱턴으로 돈을 보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며 "현 상황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 조세재단(Tax Foundation)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소득 하위 50%의 평균 총소득은 약 5만4000달러였다. 반면 상위 1% 가구는 최소 67만6000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 하위 50%의 평균 연방 소득세율은 3.7% 수준이며 평균 납부 세액은 913달러였다. 상위 1% 평균 세율은 26.3%로 하위 계층보다 약 7배 높았다.

베이조스의 발언은 민주당 진영에서 부유층 증세 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뉴저지주의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부부 합산 기준 첫 7만5000달러 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킵 유어 페이 법안(Keep Your Pay Act)'을 발의했다. 부커 의원은 "생활비 부담과 긴급 상황에 대응할 현금을 노동자들에게 더 남겨줘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논쟁은 미국 경제의 양극화 심화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됐던 정부 지원금 종료 이후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소득층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대비 휘발유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도 이를 두고 "현재 미국은 두 개의 경제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매우 잘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부유층 증세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조세재단에 따르면 상위 1%는 2023년 전체 총소득의 약 21%를 차지했지만 전체 연방 소득세의 약 38%를 부담했다. 반면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12%를 차지했지만 세금 비중은 3%에 그쳤다.


하지만 진보 성향 연구기관들은 미국 세제가 실제로는 부유층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예일대 버짓랩은 고소득층이 복잡한 세법 구조를 활용해 실효세율을 크게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초고소득층의 실효세율은 3% 수준에 불과한 반면 일부는 45%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