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아파트 관리비 회계감사 면제 없앤다…수의계약도 손질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1 08:00

수정 2026.05.21 09:00

관리비 미공개·회계서류 미보관 등 적발
청소·경비 용역 입찰 강화…처벌 수위 상향

공동주택 관리비 관련 형사처벌 강화안. 관계부처 합동
공동주택 관리비 관련 형사처벌 강화안. 관계부처 합동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공동주택 관리비 집행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감사 면제 규정을 폐지하고 공사·용역 수의계약 기준도 손본다. 관리비 공개 지연과 부적정 집행 사례가 잇따르면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 것이다.

21일 정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관리비 부담이 주거비 문제로 확산하는 가운데 회계·입찰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관리비 인상 요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정부는 지난 3월25일부터 4월9일까지 전국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합동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현장 지도·시정 38건과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19건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은 관리비 공개 규정 미준수와 회계감사 결과 미공개, 조기경보시스템 이상징후 등이 포착된 단지들이다.

위반 유형으로는 △관리비 부과 내역과 외부 회계감사 결과, 공사·용역 계약서 공개 지연 또는 미공개 △회계서류·장부 미보관 △관리비의 목적 외 사용 △부적정 수의계약 체결 등이 적발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처리해야 할 시설 보수 비용을 다른 항목으로 집행하거나 관리기구 기술인력 협회비를 관리비로 처리한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우선 입주자 동의를 받을 경우 회계감사를 면제해주던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상 일정 비율 이상의 입주자 동의를 받으면 해당 연도 회계감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예외 규정이 관리비 비리 사각지대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비리 주택관리사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기존 자격정지 중심의 처분 체계를 자격취소까지 확대해 관리비 비리 연루 시 자격취소까지 가능해진다. 관리비 관련 장부를 거짓 작성하거나 열람을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과 과태료 수준도 높인다.

공동주택 공사·용역 입찰 제도도 손질 대상이다. 정부는 수의계약 허용 범위를 천재지변이나 안전사고 등 긴급 상황과 특정 기술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보험·공산품 등 일부 품목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하고 청소·경비 용역도 사업 수행 실적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제한경쟁입찰 요건도 강화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경기 지역 한 아파트에서는 자본금과 기술능력 기준을 과도하게 제한해 업체 간 입찰 담합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발됐다. 정부는 특허·신기술 적용 등을 이유로 한 기술능력 제한입찰에 대해서는 입주자 사전동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전기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아파트 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관리비 집행 투명성과 입찰 절차 공정성에 대한 요구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다음 달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개정과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필요 시 추가 현장조사와 감사, 과태료 부과 등 후속 행정처분도 이어갈 방침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