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주식 전문가 방송 도용해 리딩방 투자자 모집
"계좌이체 땐 금감원 모니터링" 속여 현금 수거
"자산보호 필요" 겁박해 골드바 구매 유도
피해자 8명 대상 15억6520만원 상당 편취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 등으로 사기 리딩방과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 10명을 검거해 전원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편취한 현금과 골드바 가운데 8억4520만원 상당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 리딩방 조직은 유명 주식 전문가의 유튜브 방송을 도용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주식 투자 리딩방으로 초대했다. 이들은 "우량주 투자로 수익률 500%를 보장한다"고 속이고, "비밀 프로젝트라 계좌로 이체하면 금융감독원 모니터링에 걸려 거래가 불가능하다"며 현금 전달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직원을 사칭한 1차 수거책들은 피해자 주거지 인근에서 위조 증권사 신분증을 보여주고 투자금을 받았다. 이후 허위 출자증서를 건네거나 허위 증권사 투자 앱을 보여주며 투자금이 입금된 것처럼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찰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피해자를 속였다. 이어 "남은 자산을 보호해주겠다"며 골드바를 구매하게 한 뒤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수거책을 보내 골드바를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싱 조직이 "검찰청에서 자산을 골드바 형태로 예치한다"는 취지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금 수거 구조는 1·2·3차로 분업화돼 있었다. 1차 수거책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이나 골드바를 받았고, 2차 수거책은 이를 다시 넘겨받아 추적을 피하는 역할을 했다. 3차 수거책은 상품권 업자나 금은방 업자로, 피해금을 세탁해 해외 피싱조직에 전달했다.
경찰은 리딩방 사기 수거책 7명이 피해자 5명으로부터 총 3억8520만원을, 보이스피싱 수거책 3명이 피해자 3명으로부터 시가 11억8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6개를 각각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한 상품권 업자 A씨(31·남)는 리딩방 조직의 3차 수거책으로 활동했다. A씨는 강남권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2차 수거책으로부터 현금과 수표를 받은 뒤 17%의 세탁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만큼 상품권을 구매해 피싱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종로의 한 금은방 업자 B씨(70·남)도 보이스피싱 조직의 3차 수거책으로 구속됐다. B씨는 금은방 사무실 공용 화장실 변기칸에 놓인 골드바를 수거해 되팔고, 테더코인을 구매해 피싱조직 지정 지갑으로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수거책들은 텔레그램 등에서 '고액알바'로 유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초보자는 일당 30만원, 숙련자는 최대 2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피해자는 50~60대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신종 피싱 수법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낮고, 보이스피싱 조직이 구속영장 발부 등을 언급하며 공포심을 조성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검거된 수거책들을 상대로 상선 조직 수사를 확대하고, 3차 수거책들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해 자금세탁 경로를 추적할 방침이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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