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파업 쇼크 피했지만···'중동·물가·환율'은 그대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1 13:46

수정 2026.05.21 13:46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피해..경제전망에 반영 안 될 듯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 이상으로 예상돼
하지만 중동 사태 여전..인플레, 환율 과제 풀어야
신현송 한은 총재 첫 금통위...역량 따질 첫 심판대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을 피하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걸렸던 제동장치를 일단 뺐다. 이달 한국은행이 내놓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경제 앞에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 등이 그대로 놓여있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예정대로 이날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시작됐다면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발표되는 경제전망에 그 영향이 일부 반영될 여지가 있었다. 물론 파업이 예고처럼 18일 간 이뤄졌다면 27일 금통위 보고 시점에서 진행 중인 터라 정확한 기여도가 계산돼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적용될 가능성은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관련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를 경제전망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정하진 않았다"며 "정성적인 내용은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파업이 추진돼 반도체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면 이번에 나오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자체적으로 낮춰 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반도체 중심 수출이 전체 성장을 끌어가는 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분 중 반도체 제조업 비중은 약 55%로 잠정 집계됐다.

한은도 앞서 18일 간의 총파업을 가정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0.5%p 깎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생산 차질 규모는 30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다만 총파업 요소는 제거된 만큼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보다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 판단이다. 이미 올해 첫 분기 수치가 1.7%로 나오면서 앞선 분기별 전망치 0.3%(2·4분기), 0.4%(3·4분기), 0.4%(4·4분기)만 각각 제치면 2.0%를 넘어선다.

국내외 기관들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JP모건은 기존 2.2%에서 3.0%로 0.8%p 상향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직전보다 0.6% 띄운 2.5%로 설정했다.

결국 반도체가 견인하는 형국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들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빨리 확보할수록 경쟁사 대비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해 반도체 필요량을 이미 계산했기 때문에 공급사들에 요청하는 물량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 수준 대비 높게 측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걱정은 일부 덜었으나 앞서 신경 쓰던 일들은 진행형이다. 우선 물가가 골칫거리다. 현재로선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주효하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이후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며 "금리가 안정되기 위한 제1 조건은 유가 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가 안정까지 7~8개월이 소요됐다"며 "그렇다고 유가 안정이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기회비용도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도 풀어야 할 과제다. 원재료를 사와야 하는 수입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4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5.2% 올랐는데, 이 중 공급 차질 및 환율 상승 영향을 받은 원재료는 28.5%가 뛰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등이 치솟으면서 한국 시장금리와의 격차를 벌림에 따라 환율에 상방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대규모 감세 드라이브를 걸면 재정적자 우려 확대에 장기금리가 추가로 튈 수 있단 부담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량을 시험하는 첫 무대인 이번 금통위에 특히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경제 양극화, 원화 약세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등 상충 여지가 있는 요소들 사이 금리 정책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이외 정책 수단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