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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메인상권 보증·권리금만 20억…"그마저도 공실 없어요"[르포]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1 18:06

수정 2026.05.21 18:54

외국인 돌아온 명동
'공실 지옥'은 옛말
골목상권까지 빈 곳 '0'
K열풍에 관광객 늘며 상권 살아나
공실률 4년 3개월새 10분의1 뚝
건물 임대료도 1년새 14% 급등


21일 서울 중구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모습. 사진=권준호 기자
21일 서울 중구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모습. 사진=권준호 기자
2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로 거리가 가득찼다. 식당에 앉아 있는 사람들부터 가게에 드나드는 사람들까지 한국인은 찾기 어려웠다. 카페에는 점심 전 이미 쇼핑을 한 차례 마친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넘쳐나는 외국인에 공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개업소에 공실이 있는지 물어보자 '중심 상권에는 거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인중개사 A씨는 "명동 외곽 지역만 해도 권리금과 보증금만 8억원 이상 들어간다"며 "얼마나 수요가 많은지, 이제 건물주들이 임차인들을 골라 받는다"고 말했다.

한때 '공실 지옥'으로 불렸던 명동이 살아나고 있다. K팝과 K뷰티 등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좋은 명동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떨어졌던 건물 임대료도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4분기 50.1%였던 명동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올해 1·4분기 5%까지 급감했다. 4년 3개월 만에 10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이다. 중대형 상가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를 초과하는 일반건축물이다.

2022년 내내 공실률 40%를 넘으며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던 명동 상권은 2023년 말 공실률이 20%대로 떨어지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했고 2025년 1·4분기 11.2%, 2·4분기 7.2%로 공실률을 줄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방한 외국인은 476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실제 명동 중심 상권과 골목 구석을 모두 돌아다닌 결과 공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발견한 두 곳은 모두 내부 인테리어 공사중이었다.

인기가 높아지자 건물 임대료도 오름세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4년 4·4분기 3.3㎡당 22만254원이던 건물 임대료는 1년 만에 25만833원으로 13.9% 급등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더 높은 1층 임대료는 같은 기간 34.9% 올랐다. 점포 폐업률은 세 분기 연속 1%대를 유지하고 있다.


명동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중심 상권에 40㎡ 가게를 내려면 보증금과 권리금 20억원 이상, 임대료는 8000만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며 "예전(장사 안 될 때의) 명동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