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원자로 제작 합의서 체결
정기선 회장-빌게이츠 회동 결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에 대한 기본 합의서(FA)'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로 HD현대중공업은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RES) 핵심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HD현대중공업의 세계 최고 수준 중후장대 설비 제조 역량과 원자력 기자재 분야 풍부한 실적이 우선협상권 확보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FA 체결은 정기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온 SMR 사업 전략의 결실이다. 정 회장은 2025년 3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서울에서 빌 게이츠 회장 및 테라파워 경영진과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올해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빌 게이츠와 재회해 SMR 협력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이 약 5개월 주기로 빌 게이츠와 직접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HD현대의 테라파워 협력은 단기적 사업 제휴가 아닌, 장기적 전략 투자에서 출발했다. HD현대는 2022년 11월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40억원)를 투자하며 'SMR 동맹'의 기초를 놓았다. 2025년 6월에는 테라파워가 모금한 6억5000만달러(약 8946억원) 규모 기금에 엔비디아 자회사 엔벤처스와 함께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투자에 그치지 않고 실물 사업에서도 협력을 확대해왔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12월 테라파워로부터 원통형 원자로 용기(Reactor Vessel) 제작 계약을 수주해 현재 제작을 진행 중이다. 이 원자로 용기는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건설 중인 나트륨 실증 원전 '케머러 1호기'에 탑재된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이번 합의 체결은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글로벌 SMR 시장 진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나트륨 원전 상업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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