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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 규제 행정명령 전격 연기...백악관 내홍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2 04:27

수정 2026.05.22 04:26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정부 감독 강화 행정명령 서명을 전격 연기했다. 미국의 대중국 AI 경쟁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AI 안전 규제와 산업 육성 사이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기업들에 신형 모델을 정부에 사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행정명령 서명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들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가 미국 AI 산업 발전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조치가 미국 AI 경쟁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국의 선두 지위를 방해하는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AI 정책 갈등을 다시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부 일부는 최근 등장한 초강력 AI 모델들이 사이버공격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감독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Mythos)'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지나치게 정교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다. 오픈AI 역시 유사한 모델을 고객들에게 시험 공개 중이며 정부와 협의해 접근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실리콘밸리와 친기업 성향 참모들은 과도한 규제가 AI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다. 그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AI 산업 친화 정책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색스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FDA식 승인 절차가 도입되면 혁신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매우 강한 거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된 행정명령에는 AI 기업들이 첨단 모델을 정부에 자발적으로 사전 공개하고 국가안보·사이버 당국과 함께 취약점 대응에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방 병원이나 중소 은행 등 첨단 보안 인프라가 부족한 기관들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