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어머니와 싸워야 재밌다?"…크리스티나 하차하게 만든 '선 넘은' 예능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2 07:24

수정 2026.05.22 09:40

크리스티나. 사진=유튜브 채널 '파도파도 스튜디오' 갈무리, 뉴시스
크리스티나. 사진=유튜브 채널 '파도파도 스튜디오' 갈무리,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온 '억지 갈등'과 '과도한 연출'에 대해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외국인 방송인들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파도파도 스튜디오'의 '비정상수다' 콘텐츠에 출연한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나는 과거 가족 관찰 프로그램 촬영 당시 겪었던 황당한 일화를 털어놨다.

KBS2 '미녀들의 수다' 출신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크리스티나는 "제작진으로부터 '항상 시어머니랑 갈등이 있어야 방송이 재밌게 나온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며 "가벼운 투정 정도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맞춰줄 수 있었지만, 제작진의 요구는 점차 선을 넘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같이 살기 어렵다', '생각이 너무 다르다'는 식의 심각한 수준의 갈등을 원했다"며 "시어머니와 20년째 함께 살고 있는데, 정말 그런 갈등이 있었다면 같이 못 살았을 것이다. 결국 그 프로그램은 출연 자체를 고사했다"고 밝혔다.



다른 출연자들 역시 크리스티나의 발언에 깊이 공감하며 한국 방송계의 작위적인 연출 방식을 지적했다.

벨기에 출신 줄리안은 "가족과 촬영을 하면 PD들이 항상 사건을 만들려고 '이것 좀 더 해봐라'며 부추긴다"며 "한국 방송에서 내 본모습이 아닌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거짓말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폴란드 출신 프셰므 역시 무리한 설정의 피해자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장모님과 심각한 갈등 상황을 연출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장모님조차 '이건 너무 심하다'고 만류해 결국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차에서 계속 떠드는 불편한 사람처럼 악의적으로 편집된 적도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프랑스 출신 로빈은 억지스러운 대본을 지적했다.
한국 빵을 먹고 대본대로 "프랑스 빵보다 맛있다"고 말할 것을 강요받았지만, 양심상 거짓말을 할 수 없어 "프랑스 빵'처럼' 맛있다"고 타협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들의 솔직한 고백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자극적인 연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예능에 어느 정도 대본이 있다는 건 알지만, 진짜 가족을 데리고 억지 불화를 만드는 건 너무하다", "시청률 때문에 출연자들의 이미지를 망치고 가족 관계까지 멍들게 하는 악습이다", "요즘 관찰 예능이 갈수록 보기 불편해지는 이유"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