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암 진행을 늦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당뇨병 치료제보다 GLP-1 복용 환자, 암 전이 확률 낮아
22일 연합뉴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를 인용해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가 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개선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4건이 최근 잇따라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연구진은 초기 암 진단을 받은 뒤 GLP-1 약물 복용을 시작한 환자 1만명 이상을 추적해 다른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군과 질병 진행을 비교했다. 그 결과 GLP-1 복용군에서 암 전이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 환자의 경우 진행성 질환(질병이 초기 단계를 지나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대조군 22%, GLP-1 복용군은 10%로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전공의로 근무하는 마크 올랜드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GLP-1을 복용하고 있다"며 "잠재적인 항종양 효과가 무엇인지 우리가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명백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가 유방암 환자 13만7000여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논문에 따르면 GLP-1 약물 복용자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비복용자(89.5%)보다 높게 나타났다.
MD 앤더슨 암센터의 유방종양학자 재스민 수쿠마르 박사는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들에 걸쳐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점이 보인다"며 "각 연구들이 조금씩 다른 설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GLP-1 복용 여성, 유방암 진단 확률 25% 낮아졌다는 연구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유방 영상을 촬영한 여성 약 9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GLP-1 약물을 복용한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약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과 체중 등 다른 위험 요소를 보정한 결과다.
다만 GLP-1 약물들이 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은 약물의 치료 효과를 직접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 연구다. 이 때문에 항암 효과 여부를 엄밀히 입증하려면 소득 수준과 배경 건강, 의료 접근성 차이 등을 철저히 통제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로스와프 마치예프스키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부소장은 그럼에도 수십만명 규모의 데이터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온 점을 주목하며 "이 수치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GLP-1 약물들은 혈당 강하와 체중 감량 외에도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 감소 용도로도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 수면 무호흡증 완화, 중독 행동 억제 효능을 시험하는 임상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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