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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이어도 순례는 안 멈춘다" 이란인들, 메카 '하지' 순례…긴장 최고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04:34

수정 2026.05.24 04:33

[파이낸셜뉴스]

무슬림 순례자들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사원에서 카바 신전 주변을 돌고 있다. AP 뉴시스
무슬림 순례자들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사원에서 카바 신전 주변을 돌고 있다. AP 뉴시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쑥대밭이 됐지만 백만여 이슬람 신도들이 연례 '하지(Hajj)'를 맞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쏟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가운데에는 사우디 공격에 나섰던 이란과 이라크 출신 순례자들 수만명도 포함돼 있다. 이미 3만여명이 도착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전격 공습하면서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걸프지역이 전쟁터가 됐지만 이슬람 순례자들의 성지 순례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동맹 사우디를 공격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7일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무장세력이 사우디를 공격한 것이다. 사우디는 드론 3대를 요격했다.

올해 하지는 24일 저녁에 시작해 오는 29일 저녁까지로 6일간 이어지며, 최대 행사는 하지 둘째 날인 26일 아라파트 산 기도다.

이슬람 최대 종교 행사인 하지 기간에는 전쟁도 멈추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올해에는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은 상태라 하지 행사에서 어떤 충돌이 빚어질지 몰라 사우디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 사이에는 메카 관할권을 두고 하지 기간에 충돌이 잦았던 터라 이번 전쟁 기간 하지에 비상이 걸렸다.

1987년 이란 순례객들이 반미,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여 이 과정에서 400명이 압사했고, 1989년에는 메카 대사원 근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사우디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또 2015년에는 하지 순례 도중 대규모 군중 압사 참사로 이란인이 대거 사망했고, 이란과 사우디 외교 관계가 단절되기도 했다.

사우디는 올해 하지 행사에서는 특히 이란 당국의 사주를 받아 이란 순례자들이 대규모 폭동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는 이슬람의 가장 신성한 성지인 메카 대사원 중앙, 사각형 모양의 검은 천을 두른 구조물인 카바 신전과, 이 신전 동쪽 모서리에 박혀 있는 지름 약 30cm 크기의 붉은빛이 도는 검은색 암석인 이른바 '검은 돌(알-하자르 알-아스와드)'을 찾아 일련의 종교 의식을 치르는 것을 뜻한다.
무슬림의 5대 의무 가운데 하나로 신체적으로 메카까지의 장거리 여행과 5~6일 간의 야외 의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는 건강, 비용을 감당할 재정적 능력이 되는 이들은 평생 한 번은 순례를 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