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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에 숨은 '비밀'...고부가가치 기술 집약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13:28

수정 2026.05.24 13:28

한솔제지-무림페이퍼, 시장 양분
인주 번짐 최소화 기술 등 적용
무림, 용지 제조 특허 등 기술력 인정


서울특별시장 선거 투표용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특별시장 선거 투표용지.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투표용지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중국산 배춧잎·일장기 이형 투표지 논란이 이는 등 매 선거 때마다 투표용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표용지는 단순한 종이에 불과한 것 같지만 고부가가치 기술이 집약돼 있다.

2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보통 선거용지는 크게 투표용지와 선거 벽보, 책자 등에 쓰이는 선거 홍보인쇄물 용지로 나뉜다. 투표용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쇄소 등 직접 납품업체를 지정해 관리한다.

선거 홍보인쇄물 용지는 개별 후보자 및 정당이 선정한다. 이에 각 용지별 정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선거가 단발성 행사다보니 국내 전체 제지시장에 비추어 볼 때 그 규모도 크지 않다. 각 선거 용지 전체 시장 규모는 100억원대로 추산되는데 투표용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연간 조단위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범국가적 행사인데다 특히 투표용지의 경우 일반 종이와는 달리 정확한 투표 집계를 위한 자동 개표기 판독, 높은 내구성 등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종이 품질을 인정받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무림의 승리가 예상된다. 앞서 무림페이퍼는 전국 사전투표소에 투표용지를 납품할 업체로 선정되며 필요한 원지 전량을 공급했다. 본선거 투표용지의 경우 시장 특성상 양사의 정확한 납품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늘 비중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투표 용지 공급 여부가 납품 경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이유다.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교육감,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 등 1인당 투표용지가 7~8장이 필요해 다른 선거에 비해 많다.

투표용지는 투표에서 개표까지 전 과정이 오류없이 진행돼야 해 일반 종이와 다르게 철저한 관리 감독 아래 생산된다. 작은 이물질 하나 섞이지 않도록 종이 원료 투입부터 가공, 포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꼼꼼한 협잡물 검사는 기본이다. 전자개표 시 정전기로 인해 투표용지가 서로 달라붙거나 투표 도장의 인주 번짐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무림은 오랜 업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2년 국내 최초로 투표용지를 개발했다. '자동계수 및 인주적용 성능 향상을 위한 투표용지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제10-0667473)'도 획득하는 등 까다로운 품질이 요구되는 투표용지 시장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표용지는 투·개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안돼 일반용지 생산과 비교해 몇 배에 달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투표용지 공급이 '종이 품질 인정'이라는 말과 직결돼 납품을 위한 은근한 신경전이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발 선거 특수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해외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한솔제지와 무림은 해외 시장으로 광고 전단지 등에 사용되는 인쇄용지를 수출 중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