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근로자 14년 치 연봉 한 번에… '영업이익 10.5%' 성과급 연동 무서운 파괴력 "누군 6억, 누군 5천만"… 같은 삼성 간판 달고도 찢어진 내부, '원 삼성' 정신의 실종 낙수효과는 옛말… 소수 대기업 독식 구조에 통곡하는 중소기업과 노동시장 약자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파국 직전에서 도출해 낸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우리 사회 노동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과 함께 씻을 수 없는 과제를 던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서명한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반도체(DS) 부문을 대상으로 사업성과(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한 것이다.
향후 10년간 상한 없이 지급되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실적을 주도하는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연간 사업성과 300조원 기준 특별경영성과급으로만 최대 5억5000만 원을 쥐게 된다. 여기에 기존 성과인센티브(OPI) 상한선인 연봉의 50%(약 5000만 원)를 더하면, 연봉 외 성과급으로만 무려 6억 원을 챙겨 총급여 세전 7억 원 시대가 열린다.
이는 국내 대기업 평균 연봉(1억280만 원)의 7배, 전체 상용 근로자 평균 임금(5061만 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에 달하는 아득한 액수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초호황을 누리는 극소수 IT·반도체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중견기업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재원 확보조차 벅차 이러한 보상안은 언감생심이다.
노조 조직률이 0.1%에 불과한 30인 미만 영세 기업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학계에서는 원청 노조가 협력업체와 노동 시장의 약자들을 품는 포용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사회적 갈등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 경고한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터져 나온 심각한 노노(勞勞) 갈등이다. 이번 합의로 메모리 사업부는 6억 원대 성과급이 예상되는 반면, 완제품(DX) 부문은 잘해야 5000만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여 내부 위화감이 극에 달했다.
메모리의 독주 뒤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기여가 있었고, 과거 반도체가 적자 터널을 지날 때 DX 부문이 전사 실적을 방어했던 역사적 상호의존성이 무시됐다는 지적이다. 특정 사업부의 독주만으로는 초일류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부문 간 유기적 기여를 인정하는 '전사 공통성과 풀' 같은 보완책을 마련해 훼손된 '원 삼성'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게 남겨진 가장 시급한 숙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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