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의자 신문 통해 원고 입장 확인할 사항"
[파이낸셜뉴스] 내부 직원의 인사 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고발된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고발장 공개를 요청하며 경찰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유 전 사무총장이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감사원 내부 조사를 통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해 11월 고발됐다. 당시 감사원은 유 전 사무총장이 4급 이상 공무원의 근무성적평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발장을 직접 냈다. 유 전 총장이 지난 2023년 1월 4급과 과장에 대한 직무성적평가 절차를 완료했음에도 특정 대상자들을 지명해 서열과 등급 상향을 지시했다는 취지다.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유 전 총장은 지난 1월 감사원의 고발장을 공개해달라는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경찰은 내용의 70%가량을 가린 후 일부만 공개했다. 경찰은 전문이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범죄 수사가 곤란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후 유 전 총장이 고발장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발장이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판단했다. 가림 처리된 부분은 △고발장 첨부 증거자료의 호수와 명칭 △혐의와 관련 있는 근무 성적 평가 대상자 △1차 평가자의 이름 △감사원 내부 조사에서 관련자들의 조사 거부·협조 내역 등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내용들이 공개될 경우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개인정보 등이 유출될 경우, 수사기관의 질문을 예상해 답변을 준비하거나 참고인들에 대한 회유나 협박 등 경찰이 유 전 사무총장에 대한 수사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가림 처리한 부분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문을 통해 원고의 입장을 확인할 사항들"이라며 "원고는 그때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정보공개법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수사 준칙상으로도 사건관계인에 대한 사실, 개인정보 등은 피의자가 열람·복사할 수 없다며 경찰의 고발장 일부 비공개 결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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