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러, 핵탄두 없는 극초음속 미사일 키이우로 발사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13:29

수정 2026.05.25 13:29

지난 1월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제공한 사진에 르비우 지역을 강타한 러시아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추정되는 파편이 눈밭에 남아 있다. 뉴시스화상
지난 1월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제공한 사진에 르비우 지역을 강타한 러시아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추정되는 파편이 눈밭에 남아 있다. 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키이우 지역을 향해 현재의 방공망으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신형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발사해 최소 4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가 드론 600기와 미사일 90기를 동원해 총 690기에 달하는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으며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이 중 604기를 격추했으나, 탄도미사일 방어에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분류하는 '오레시니크'는 다탄두 개별기동 위성항법 미사일(MIRV)로, 재래식 화두뿐만 아니라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유의 엄청난 속도와 비행 궤적 때문에 현재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방공 시스템으로는 저지가 불가능에 가깝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레시니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빌라체르크바 인근에 떨어졌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정말 미쳐가고 있다. 이 범죄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비하 외무장관은 이번에 발사된 오레시니크 미사일에는 실제 폭약 대신 모의 탄두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에 서방 전역은 즉각 분노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집행위원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동원한 것은 정치적 공포 전술이자 무모한 핵 벼랑 끝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일제히 이를 "무모한 전쟁의 긴장 고조"라고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재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일명 '테러 행위'에 대한 응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2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스타로빌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대학 기숙사가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비상사태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이 수가 18명으로 늘어났으며, 여전히 3명이 잔해 속에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의 '테러'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명령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민간인 공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우리는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반 시설만을 타격한다"며, 당시 표적은 2024년 설립 이후 러시아의 드론 기술과 표적 설정을 선도해 온 정예 드론 부대 '루비콘'의 지휘부였다고 반박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