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SNS에 3세기 페르시아의 로마 격파 기념 조각 합성 사진 올려
美를 로마에 빗대에 "황제는 조건을 수용해야 했다" 강조
이란, 종전을 '승리'로 포장하기 쉬워...美 상대로 생존
중동 및 전 세계 경제에 영향력 행사
주변국, 美-이란 합의에 경계....이란, 더 대담해질 수도
[파이낸셜뉴스] 전쟁 85일째를 맞은 이란이 미국과 종전 합의에 가까워지면서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선전전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전 세계를 위협했다는 점에 고무되어 앞으로 더욱 대담하게 행동한다고 예상했다.
이란, 美 상대로 '승리' 포장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란 지도와 '샤푸르 1세의 낙쉐 로스탐 승리 부조'가 합성된 이미지를 올렸다. 해당 조각상은 이란 파르스주 고대 도시 페르세폴리스 근처에 있는 낙쉐 로스탐 유적지 바위에 새겨진 것이다.
조각상은 3세기 무렵 이란을 지배했던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의 샤푸르 1세가 로마 황제들을 무릎 꿇린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게시물에 대해 미국과 종전 합의를 승리로 포장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에 이란을 공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만 해도 "무조건 항복" 외에는 이란과 합의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이란에 상당 부분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3일 보도에서 양측이 종전 협정 체결에 앞서 양해각서(MOU)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MOU에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핵물질을 포기하면 미국이 이란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란 측이 여전히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란의 핵물질 처리 방식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나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커머더티 콘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창업자는 MOU에 대해 "돌파구처럼 보이지만, 이런 합의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고 세부 조항 해석을 놓고 항상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대담하게 행동할 수도
영국의 중동 전문매체 암와지미디어의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 편집장은 NYT를 통해 교전국 가운데 그나마 이란이 승리를 주장하기 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이 전략적 억지력을 투사하는 면에서 새로운 자신감을 가질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항해 중동 내 친미 국가들을 타격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전 세계 석유 시장을 위협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이란의 MOU를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MOU에 이란 비핵화 방침이 불확실하다는 점에 불만이며, 아랍 산유국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를 걱정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이전에는 없던 지렛대를 쥐고 전후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며 "호르무즈해협이 공식적인 협상 카드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르시아만의 아랍 국가들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이번 합의가 이란을 더 대담하게 만들고, 그에 따라 중동 지역 질서에 더 골칫거리가 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CBS방송은 24일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MOU 합의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합의가 성사되려면 이란 측에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계자는 모즈타바가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피하기 위해 은신중이며 이란 최고 지도부조차 모즈타바와 연락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모즈타바가 받는 모든 정보는 시간이 지난 것이고, 그의 반응에도 상당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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