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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최원태 휴식 주고 좌승현 없어도 선발 펑펑 돌아간다… 단독 선두 삼성 춤추게 하는 '히든카드'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13:35

수정 2026.05.25 13:50

유일한 '6할 승률'… 시즌 초반 각종 부상 악재 뚫고 단독 선두
'1피안타 완봉' 양창섭의 화려한 비상, 고단했던 삼성 마운드 운용에 숨통 틔워
후라도·최원태 휴식 부여하는 벤치의 여유… 신인 장찬희 가세 완성형 선발진 조짐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제공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2014년 사자 군단이 마지막으로 샴페인을 터뜨린 이후, 대구벌의 왕조 재건을 향한 염원은 12년째 이어져 왔다.

그리고 2026년 5월, 그 기나긴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어줄 '마지막 퍼즐'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모양새다.

시즌 초반 숱한 악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가 이제는 완벽한 선발 야구를 구축하며 우승후보로서의 위용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날카로운 사자 발톱이 폭염이 절정에 이르러서야 드러나고 있는 모양세다.

삼성은 25일 기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할대 승률을 질주하며 맹추격하는 라이벌 LG 트윈스를 0.5게임 차로 따돌리고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놀라운 성과는 결코 온실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개막 직후 1선발 맷 매닝이 팔꿈치 부상으로 조기 퇴출당하고, 토종 에이스 원태인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며 마운드 운용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었다. 아시아쿼터 미야지 유라도 시원치 않다. 강력한 5선발 후보였던 작승현도 KIA전 12실점을 하는 등 부침을 겪으며 퓨처스로 내려갔다.

삼성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뉴스1
삼성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뉴스1

그러나 위기 속에서 영웅이 탄생하듯, 벤치의 고민을 한 방에 날려버린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데뷔 9년 차 우완 투수 양창섭이다.

양창섭은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주고 사사구 없이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피칭으로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수확했다. 최고 시속 150km의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워 102구로 9이닝을 삭제한 그의 역투는 단순한 1승을 넘어, 삼성 마운드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양창섭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선발진에 안착하면서 박진만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는 짙은 여유가 생겼다. 정규시즌 장기 레이스를 내다보는 벤치의 '큰 그림'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어깨에 미세한 염증이 발견된 최원태를 무리시키지 않고 한 템포 쉬어가게 했다.최근 쉼 없이 달려온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에게도 조만간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다.

미세한 염증이 발견돼 휴식을 부여받은 최원태.연합뉴스
미세한 염증이 발견돼 휴식을 부여받은 최원태.연합뉴스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공을 던지고 있다.뉴시스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공을 던지고 있다.뉴시스

1위 수성이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에이스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것은,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는 양창섭과 '겁 없는 루키' 장찬희 등 대체 자원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퍼즐이 완성되어 간다. 6주 단기 알바로 시작해 당당히 한 축을 꿰찬 잭 오러클린과 '철완' 후라도의 외국인 원투펀치,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올 원태인과 휴식을 취하고 복귀할 최원태.

여기에 절박함으로 무장해 과거의 '천재성'을 마침내 폭발시킨 양창섭까지 5선발 체제에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 안타로 4천500루타 기록을 달성한 삼성 3번 최형우가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박진만 감독과 동료에게 축하받고 있다.연합뉴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 안타로 4천500루타 기록을 달성한 삼성 3번 최형우가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박진만 감독과 동료에게 축하받고 있다.연합뉴스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하며 무리한 족집게 처방 대신 두터운 뎁스(선수층)를 활용하고 있는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하고 있다.


벼랑 끝에서 날아오른 양창섭의 눈부신 완봉투가 사자 군단 마운드의 남은 고민을 말끔히 씻어내며, 12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향한 가장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