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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채 ETF 가격 추락…개미들 '눈물의 손절'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18:00

수정 2026.05.25 17:59

유가 치솟으며 인플레 우려 확산
국채금리 19년 만에 최고점 찍어
4분기까지는 우상향 전망이 우세
올들어 개인들 자금 줄줄이 유출
'TIGER 미국30년'1580억 매도

美 장기채 ETF 가격 추락…개미들 '눈물의 손절'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눈물의 손절'에 나섰다. 미 장기국채 금리가 19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관련 ETF 가격이 상장 이래 최저가로 내려앉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채권 ETF는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로, 15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취하는 상품이다. 올 들어 3.49% 하락했다.



이 상품을 포함해 올해 개인 채권 ETF 순매도 상위권에는 미국 장기채 ETF가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1488억원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 -980억원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 -445억원 순이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19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사실상 '손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연 5.201%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압박 우려와 연관이 깊다.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가 계속되면서 6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자 인플레이션(물가) 우려가 커졌고, 시장에서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이달 초 공개된 미 국채 프라이머리딜러들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9월 종료되는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9500억 달러(약 2947조원)에 달하고, 2027년에는 2조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19년 만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미국 장기채 ETF 가격은 상장 이래 최저점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 장기채 ETF 중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지난 20일 전장 대비 0.41% 내린 7235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상장 이래 최저가다.

미국 채권 펀드에서도 투자자 자금 유출이 확대된 양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북미 채권 펀드에서는 총 2조31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304억원이 유입된 것과 대비된다.

증권가에서는 미 장기국채 금리가 올해 연말까지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유가 국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에 제동이 걸리기까지는 최대 9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표는 빠르면 올해 4·4분기에서 내년 1·4분기 사이 정점을 형성한 뒤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제는 서비스업 비중과 인건비 영향이 커졌기 때문에 유가 고점 이후 물가 고점까지 걸리는 시차는 지난 2022년 러·우 전쟁(9개월)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빈 워시 체제 하의 연준은 금리 동결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다만 연준이 보유한 국채 평균 만기를 줄이기 위해 장기 국채 재투자 중단 또는 규모 축소 전략을 취할 수 있어 민간 시장에 공급 부담으로 작용해 추가 장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