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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에 가리워진 리스크…4대은행 충당금 방어력 하락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18:05

수정 2026.05.25 18:04

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방어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부문의 호조로 실적은 견조했지만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실적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단순평균 기준 지난해 말 172.00%에서 올해 3월 말 153.82%로 18.18%p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이 부실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아뒀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부실채권 대비 손실흡수 여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충당금 방어력이 낮아진 것은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지난해 말 4조5489억원에서 올해 3월 말 5조765억원으로 석 달 새 5276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 여신 가운데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되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상품 판매·규제 관련 비용도 은행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관련 과징금 결정이 대표적이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은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금으로 6000억원가량을 선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과 소송 리스크도 부담이다. 공정위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부동산 LTV 정보교환을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고 총 2720억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ELS 손실 배상과 LTV 정보교환 과징금은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은행의 이익과 자본 여력을 낮춰 건전성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아직 자산건전성을 흔들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다만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기업대출 확대가 이어지고, 경기 불확실성으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대손비용은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규제 관련 비용이 동시에 누적되면 은행권에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본 여력과 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당장은 이자이익이 충당금 부담을 흡수하고 있지만 기업대출 확대와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기조는 보수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