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되며 콘텐츠 폐기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게시 3일 만에 동의율 80%를 넘어섰다. 중국식 복식과 예법 차용 등 동북공정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 속에 시청자들의 방영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논란 드라마 방영 중단 및 미디어 플랫폼 내 콘텐츠 폐기 조치 요청에 관한 청원'이 정식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4만 1천여 명의 동의를 얻으며 동의율 82%를 돌파했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중국식 복식, 예법, 어휘를 무분별하게 차용해 명백한 문화 공정 및 역사 왜곡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내놓은 사후 수정 방침에 대해서도 "K-콘텐츠가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확산되는 현시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며 주변국의 역사·문화 침탈 시도에 명백한 빌미를 제공하는 매국적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자산인 전파와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는 콘텐츠는 단순 징계나 자막 수정만으로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청원인 측이 지적한 핵심 왜곡 사례는 지난 15일 방송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11회의 즉위식 장면이다. 해당 회차에서 이안대군(변우석 분)은 자주국 황제의 상징인 십이면류관이 아닌 제후국을 의미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했으며, 신하들은 대한민국을 제후국 수준으로 비하하는 표현인 "천세 천세 천천세"를 외쳤다.
또한 대한민국 왕실을 배경으로 설정했음에도 한국 전통 다도가 아닌 중국식 다도법을 여과 없이 노출하고, 조선 왕의 복식과 황제의 상징 체계를 왜곡하여 혼용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연출이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관계 부처의 즉각적인 방영 중단 조치를 비롯해 국내외 VOD 및 OTT 플랫폼 내 영상의 전면 삭제와 폐기를 요구했다. 아울러 방송 제작사에 대한 정부 지원금 배제 및 방송 허가권 제한 등 영구 퇴출 제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청원인은 현행 방송법 제5조를 근거로 "방송은 민족의 주체성을 드높이고 국민 정서를 올바르게 함양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방송과 OTT 서비스에서 문제된 장면의 음성을 묵음 처리하는 한편 자막을 삭제했다. 박준화 감독과 유지원 작가가 각각 인터뷰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의사를 전했고,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 또한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후적인 수정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결국 국회 청원까지 이어지게 됐다.
해당 청원은 오는 6월 21일까지 동의 절차를 진행한다. 게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공식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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