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걷기는 가장 쉬운 운동으로 꼽히지만, 잘못된 습관이 붙으면 운동 효과가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걷거나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걷는 행동, 무조건 만보만 채우려는 방식은 오히려 목·허리·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성인 걷기 실천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만큼, 걸음 수보다 걷는 방식과 꾸준함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대폰 보며 걷기, 사고 위험만 키우는 게 아냐
미국 폭스뉴스는 24일(현지시간) 물리치료사 밀리카 맥다월 박사의 조언을 소개했다. 맥다월 박사는 걷기의 대표적인 실수로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걷는 행동을 꼽았다.
휴대전화를 보며 걸으면 주변을 살피는 능력이 떨어진다. 길 위 장애물을 보지 못하거나 사람,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도 커진다. 자세에도 영향을 준다.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면 목이 앞으로 빠지고, 어깨와 허리까지 긴장할 수 있다. 평소 목 통증이나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걷기용 신발도 중요하다. 맥다월 박사는 발가락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신발을 권했다. 신발 앞부분이 좁으면 발가락 움직임이 제한되고, 발바닥 근육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
사이즈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치수라도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실제 착용감이 다르다. 오래 걸은 뒤 발바닥이나 발목, 무릎이 반복적으로 아프다면 운동량만 볼 것이 아니라 신발 크기와 폭, 쿠션 상태도 살펴봐야 한다.
걷기만으로 끝내면 부족할 수 있어
걷기는 심폐 기능과 체중 관리,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다만 걷기만으로 모든 운동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균형을 잡고 몸을 지탱하려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근육도 필요하다.
걷기를 오래 해도 근력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은 걷기와 함께 가벼운 근력 운동, 균형 운동을 섞는 편이 좋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도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근력강화 활동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국내 성인 걷기 실천율은 절반 아래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질병관리청의 '202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성인 가운데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은 44.5%였다.
걷기는 운동 장비나 장소 부담이 적지만, 실천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바쁜 직장인이나 장시간 앉아 지내는 사람은 짧은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 번에 오래 걷기 어렵다면 출퇴근길 한 정거장 걷기, 점심 뒤 10분 걷기처럼 시간을 나눠도 된다.
만보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와 지속성
걸음 수에만 매달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맥다월 박사는 하루 만보를 절대 기준처럼 볼 필요는 없다고 봤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걸음 수를 정하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속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너무 천천히 걷기만 하면 운동 강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갑자기 빠르게 오래 걸으면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숨이 약간 차고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빠른 걸음부터 시작해 몸 상태에 따라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 안전하다.
걷기는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대충 해도 되는 운동은 아니다. 화면을 내려다보는 습관을 줄이고,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은 뒤 자신의 속도와 체력에 맞춰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일상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부터 신체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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