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밀 표적 공습을 피하기 위해 외부 세계와 단절된 비밀 장소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란 지도부 내부의 소통 체계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막후 협상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는 정보당국 사정에 정통한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추가적인 표적 공습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며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현재 일부 심복 전령(쿠리어) 네트워크에만 의존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대미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이란 외교 관리들조차 자국 지휘부 시스템 내에서 소통하는 데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이 테헤란 측에 협상 제안을 보내더라도, 이 메시지가 복잡한 중개 절차를 거쳐 은신처의 최고지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극단적인 보안 조치는 지난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감행한 '에픽 퓨리 작전'의 여파다. 당시 공습으로 이란 군부와 정계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사살되자, 이란 지도부는 공포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현재 이란의 핵심 관료 대부분이 요새화된 지하 벙커에서 수 주일씩 머물고 있다"며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필수적인 통신 외에는 모든 연결을 제한한 상태"라고 밝혔다.
심지어 이란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들조차 최고지도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며, 직통 연락망도 차단된 상태라고 CBS는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은신처 유출을 막기 위해 철저히 검증된 전령들을 통해서만 문서를 전달하고 있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어떤 의제를 논의할 수 있고, 어떤 것이 불가한지"에 대한 포괄적인 지침만 간헐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