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몫 해주는 네일·올러… 양현종 이닝 부담과 'ERA 8.37' 이의리의 부진
5월 ERA 1.85 황동하의 역투… 뒤 받쳐줄 선발 한 조각 절실
매물 마른 아시아쿼터 시장, '최상위권 평가' 시라카와가 마지막 퍼즐 될까
"아직 사인 한 것 아니야... 메디컬테스트 등 구체적 행정 절차 남아있어"
[파이낸셜뉴스] 팀의 치명적인 약점을 메우기 위해 과감히 칼을 빼 들었다.
호랑이 군단이 수비가 붕괴된 아시아쿼터 타자 제리드 데일을 퇴출하고,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 영입을 시도하며 선발 마운드 재건에 나섰다.
아직 영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순위로 보고있는 선수인것은 사실이고, KIA는 선발을 맡길 수 있는 투수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아시아쿼터 선수 교체지만, 그 이면에는 현재 KIA 타이거즈가 직면한 선발진의 처절한 현실과 어떻게든 가을야구 무대를 밟고야 말겠다는 벤치의 강력한 승부욕이 짙게 깔려 있다.
현재 KIA의 선발진을 들여다보면 외국인 원투펀치와 토종 투수들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는 든든하다.
네일이 지난해 보여줬던 압도적인 포스에 비하면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벤치의 굳건한 신뢰 속에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올러는 올 시즌 팀의 굳건한 1선발이다. 완봉승을 포함해 나올때마다 팀의 이기를 경기를 만들어주며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문제는 토종 선발진이다. '대투수' 양현종은 여전히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서 예전처럼 무한정 긴 이닝을 책임지기에는 물리적인 부담이 따른다. 올 시즌 3승 3패에 ERA 4.74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좌완 에이스 이의리의 끝없는 부진이다.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기록한 평균자책점이 무려 8.37에 달한다. 매 경기 대량 실점하며 마운드를 버티지 못하는 이의리의 추락은 KIA 선발 운용에 치명적인 균열을 냈다.
5선발 김태형도 아직은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채 1패 ERA 5.76을 기록 중이다. 아직은 구종이 단조로워 긴 이닝을 버티기에는 버겁다.
그나마 무너져가는 토종 마운드를 외롭게 지탱하고 있는 것은 혜성처럼 등장한 황동하다. 황동하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5월 한 달간 24.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5라는 '소년 가장'급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황동하 혼자만의 힘으로는 버틸 수 없다. 그의 뒤를 받쳐주고 로테이션의 숨통을 틔워줄 확실한 선발 카드 한 장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결국 KIA 수뇌부의 시선은 다시 아시아쿼터 시장으로 향했다. 센터라인 강화를 위해 영입했던 데일이 유격수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며 사실상 '계륵'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수비가 안 되는 내야수는 존재 가치가 없다. 데일을 향한 미련을 과감히 버린 KIA는 마운드 수혈로 노선을 급선회했다.
현실적으로 현재 아시아쿼터 풀에서 압도적인 에이스급 투수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타 구단들의 실패 사례도 수두룩하다.
남아있는 풀도 거의 없다. 올 만한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라카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나마 이미 KBO리그 경험이 있고,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그는 현재 마른 수건을 쥐어짜야 하는 아시아쿼터 투수 풀 내에서는 최상위권 자원으로 분류된다.
수술 이력이 아쉽지만, 최근 회복해서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어차피 아시아쿼터 시장은 모 아니면 도다. 완벽을 바랄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나마 검증된 시라카와가 좀 더 낫다는 평가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KIA가 리스크를 안고 아시아쿼터 교체 카드를 집어 든 진짜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다.
올 시즌 호랑이 군단은 성영탁과 정해영이 버티는 철벽 뒷문을 구축하며 '지키는 야구'의 기틀을 완벽하게 다졌다. 전상현만 복귀하면 뒷문은 걱정이 없다. 최지민도 조금 나아졌다. 곽도규도 돌아왔다.
뒤가 안정된 만큼, 선발진만 계산이 서게 돌아간다면 선두권 경쟁은 물론 더 높은곳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우완 불펜은 굳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솔직히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되든 안되든 아시아쿼터 선수의 포지션은 '선발'이다.
KIA 관계자는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해 아직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있다. 우리가 계속 관심을 두고 지켜봤던 선수인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수술 이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메디컬테스트는 중요한 절차다.
하지만 KIA는 결단을 내렸다. 수비가 아쉬운 야수를 과감히 쳐내고, 선발진의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해 던진 꽃감독의 승부수. 이의리의 부진 속에서 황동하와 짝을 이룰 아시아쿼터 투수 시라카와의 합류가 호랑이 군단의 가을야구행 티켓을 발권할 결정적 한 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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