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J·JBIC·정책금융공고 첫 동시 인사 단행
미·중 갈등·공급망 재편 대응…대규모 투자 확대 나서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26일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 정부계 금융기관 3곳의 수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이례적 인사를 승인했다.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대응하고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기업 투자 및 산업 재편을 촉진하기 위한 체제 정비 차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DBJ, 국제협력은행(JBIC), 일본정책금융공고(JFC) 등 3곳의 수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DBJ와 일본정책금융공고는 2008년, JBIC는 2012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됐으며 현재 조직 체제 출범 이후 3개 기관이 동시에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처음이다.
닛케이는 "정부계 금융기관은 수익성 불확실성이 크거나 위험도가 높아 민간 금융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실무형 인사로 꾸려진 새 체제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기업 대상 투자·융자를 담당하는 DBJ 사장에는 마키 히로후미 상무집행임원(57)이 승진 임명된다.
마키 신임 사장은 경영기획과 인사 등 내부관리뿐 아니라 영업 부문에도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투자 부문 경험이 풍부한 고바야시 신고 상무집행임원(56)이 부사장에 올라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DBJ의 2026~2030년도 중기 경영계획 핵심은 장기간에 걸친 '리스크 머니' 공급 확대다. 향후 5년간 약 3조엔 규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제2 창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 변화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동 정세 악화와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일본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과 수익 기반 재구축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JBIC 신임 총재로 승진하는 아마카와 가즈히코 부총재(64)는 1985년 전신인 일본수출입은행에 입행해 자원·에너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관련 기업 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담당해왔다.
최근 JBIC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신흥국 진출 지원을 위한 대출과 수입보증이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미국 대형 자원 프로젝트 등 선진국 사업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JBIC는 지난해 10월 선진국 대상 투자·융자 확대를 위한 '일본 전략 투자 퍼실리티'를 출범했다. 올해 3월에는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에 약 5400억엔, 4월에는 미쓰비시상사의 미국 천연가스 개발업체 인수에 약 3800억엔 대출을 결정했다.
미·일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5500억달러(약 8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융자 자금 조달 역할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대형 금융기관과의 협력 및 투자 프로젝트 선별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자금 지원을 담당하는 일본정책금융공고 총재에는 전 내각관방 부장관보인 후지이 다케시(63)가 임명된다.
일본정책금융공고는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 창구를 설치했으며 매출 감소 기업을 대상으로 운전자금과 설비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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