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한편에서 고평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닷컴 거품 붕괴 직후처럼 주식의 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발판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어서 지금의 높은 주가 수준은 결코 고평가된 것이 아니라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 실종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그 지표 가운데 하나가 위험 자산인 주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보상인 이른바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다.
이 지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이익수익률과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간 격차를 가리킨다. 이익수익률은 기업이 주가 대비 창출하는 이익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최근 몇 주 사이 거의 사라졌고, 지난해 초에는 닷컴 거품 붕괴 직후처럼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은 원금이 보장이 안 되는 위험자산으로 투자액 일부 또는 전액을 잃을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를 보유하려면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 국채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 뒤따라야 한다.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보상, 즉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있어야 주식을 보유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 급등
그러나 최근 이 위험 프리미엄은 실종됐다.
주된 요인은 국채 수익률이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60% 폭등하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올해 확실시됐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고, 시장에서는 이제 연말, 적어도 내년 초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쟁 전 3.96%였던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금은 4.5%에 육박한다.
엇갈린 전망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진 터라 일부에서는 주식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머서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 돈 칼카니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면서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AI 혁명이 약속한 높은 생산성 향상과 폭발적인 이익 증가가 현실화하지 못할 경우 주식 시장이 붕괴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칼카니는 지금의 주가가 정당화되려면 앞으로 수년간 기업들이 엄청난 이익 성장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반면 뉴버거버먼의 다중자산 부문 공동 CIO 제프 블레이직은 비관을 경계한다.
AI 붐은 이제 시작이고, 기업 이익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낙관한다.
블레이직은 현재 주가가 싼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S&P500 지수는 아울러 과거 코로나19 팬데믹과 이후 공급망 차질에 따른 급격한 인플레이션, 이에 대응한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속에서도 강력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진실의 차트" 유가
다만 이 같은 낙관론은 중동 지역 긴장 완화와 이에따른 유가 안정이 전제 조건이다.
LPL파이낸셜 수석 주식 전략가 제프 부크빈더는 유가가 바로 '진실의 차트'라고 지적했다.
부크빈더는 유가가 현재 중동 협상 진행 흐름을 보여주는 차트라면서 "만약 늦여름까지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머문다면 지금의 시장 방정식은 완전히 갈아엎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기업 이익 성장이라는 두 가지 기둥이 받쳐주지 못하면 지금의 증시는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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