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주한미군사령관 "중국에 한국은 비수, 일본은 방패"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7 04:25

수정 2026.05.27 04:25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중국 입장에서 '비수(dagger·단검)'에 비유하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을 사실상 대중국 견제 축으로 재정의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동맹 현대화'를 내세운 미국이 한미동맹의 초점을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육군 전쟁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22일 이 학교 주관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이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면 아시아 중심에 비수와 같은 한국이 있고, 일본은 남중국해를 넘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야심 앞에 방패 역할을 하는 존재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단순한 지정학적 비유를 넘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군사적 의미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본토와 가까운 한국이 정보·미사일 방어·병참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전초기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바로 인접한 곳에 미국 동맹국과 약 2만8000명 규모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전략적 압박 요인으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경북 성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미국의 대중국 군사 견제 수단이자 자국 안보를 겨누는 '비수'라고 규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 자체를 '비수'로 표현한 점은 중국 측 반발을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조하는 '동맹 현대화' 기조 속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에도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자 고정된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브런슨 사령관은 삼성과 협력해 군사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통신이 차단되거나 무력화되는 상황에서도 미국과 역내 동맹국이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이 기존 북한 위협 대응을 넘어 인공지능(AI)·클라우드·통신망을 결합한 대중국 전략 체계로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