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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러시아 혈맹으로 더 멀어지나..NPT 문구 삭제 여진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7 12:26

수정 2026.05.27 12:2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끌어 안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끌어 안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비핵화가 사회주의 동맹들의 비동의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이 북한의 비핵화 압박에 동의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일치된 입장을 보여왔다.

27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NPT 평가회의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반대한 국가는 러시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혈맹국인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계기로 북러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올라섰다.

유엔의 합의문 채택은 만장일치 절차를 따르기 때문에,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북핵 관련 메시지가 삭제됐다. 당초 초안에는 "북한이 NPT에 의거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이 문구에 직접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며 삭제를 요구했다.

북한과 이란을 묶어 '비확산 의무 불이행'으로 포괄적 지적을 하려는 타협안도 시도되었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 결과 문서에서 완전 삭제됐다. 과거 2015년과 2022년 평가회의 당시 합의문 도출이 불발되었을 때도 북핵 규탄 문구만큼은 마지막까지 유지되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북핵 관련 언급이 단 한 줄도 담기지 못한 채 최종 삭제됐다. 회의 막판까지 미국과 이란 간 갈등과 러시아의 북핵 문구 삭제 압박 등으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의장국인 베트남은 합의 도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표결에 부치지 않은 채 최종 문서 채택 실패를 선언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중국은 NPT 평가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 삭제에 사실상 묵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회의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자체 NPT 이행 국가보고서를 발표하며 '핵선제사용 불가(NFU)'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한 NPT 무대에서 북한 핵문제보다는 미국의 오커스(AUKUS) 핵추진 잠수함 협력이나 일본의 핵 보유 잠재력 우려 등 서방 진영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폐막식에 참석한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 명시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