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1분만 늦었어도"…서소문 고가 붕괴 직전까지 열차 지나가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8 07:39

수정 2026.05.28 08:25

지난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발생 약 1분 전 무궁화호 열차가 고가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발생 약 1분 전 무궁화호 열차가 고가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약 1분 전, 무궁화호 열차가 사고 지점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MBC와 연합뉴스TV 등에 따르면 전날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 폐쇄회로(CC)TV에 상판 일부가 붕괴되기 직전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잇따라 고가 아래를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사고 발생 약 5분 전, 행신역을 출발해 서울역을 거쳐 포항역으로 향하던 20량 규모 KTX 열차가 승객 42명을 태우고 고가 아래를 통과하는 장면이 담겼다.

KTX 열차가 완전히 빠져나가고 약 4분 뒤에는 7량 규모 무궁화호 열차가 같은 구간을 지나갔다. 해당 열차에 탑승한 승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호 열차가 통과한 지 약 1분 만에 고가 상판 가장자리가 무너져 내렸다.

CCTV에는 사고 당시 안전진단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모습도 담겼다.

구조물 위에는 모두 13명이 올라갔고, 사고 직전까지 상판에 남아있던 인원은 7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 사고 직전 한 관계자는 상판 가장자리에서 상판을 지탱하는 '거더'의 상태를 점검하던 중 상판이 무너지자 가까스로 상판에 매달려 추락을 피했다. 그러나 거더 안쪽에서 조사하던 현장소장 등은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한편 붕괴 사고 약 12시간 전 이미 이상 징후가 파악됐음에도 별다른 안전 조치 없이 현장 점검에 나섰다가 관계자들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브리핑에서 밝힌 사고 경위에 따르면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첫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간은 전날 오전 2시 30분이다. 오전 1시 30분부터 슬라브를 절단하던 중 거더가 2.9cm 내려앉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에 감리단장의 명령으로 약 한 시간 만에 공사가 중지됐고, 현장에서는 추가 처짐 방지를 위해 거더와 거더를 연결하는 플레이트를 설치했다.


시공사는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오전 7시 30분께 상황을 유선으로 보고한 뒤, 대면 보고와 현장 점검을 거쳐 오후 1시 40분께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안전진단을 착수할 때까지도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을 고려되지 않아 구조물을 떠받치는 시설물 설치 등 별다른 조치 없이 진단이 진행됐다.
관계자들은 안전모만 쓴 채 고가차도 아래로 들어가 하부를 살피던 중 붕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