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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샹그릴라서 K-국방 외교 "우방국 삼각 안보 연대로 해법 모색"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30 19:27

수정 2026.05.30 19:27

안규백 국방, 기조연설서 "보편적 평화 끝나고 '균열의 시대' 진입"
NATO 핵심 노르웨이와 국방회담, 다연장로켓 '천무' 발판 방산 결속
인태 요충지 필리핀과 연쇄 회담,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당부
주한미군사령관 '중국 겨냥 단검' 발언 파장에 "작전 환경 설명" 진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이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다차원적 국방 외교를 전개하고 나섰다.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30일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된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상시화되는 '균열의 시대'에 맞서, 대한민국은 강력한 자체 억제력과 우방국과의 다차원적 방산·안보 연대로 돌파하겠다"고 피력했다. 안 장관은 또 나토(NATO)의 핵심 축인 노르웨이,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통적 혈맹인 필리핀과의 연쇄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며 실질적인 국방·방산 연대를 구체화했다. 이번 회의 현장에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은 중국 입장에서 단검'이란 발언에 대해 "우리가 처한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던 것"이라고 공개 해명했다.

■안규백 장관 기조연설 "보편적 평화 끝나고 '균열의 시대' 진입"
대한민국 국방 수장으로서 안보회의 단상에 오른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의 글로벌 안보 환경을 지정학적 갈등이 상시화되는 '균열의 시대'로 규정했다.

안 장관은 남중국해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예시로 들며 국제사회가 연대 대신 자국 우선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장 환경이 인공지능(AI)과 드론·로봇 중심의 '감정 없는 전쟁'이자 사이버·우주 영역을 아우르는 다영역전으로 급변하는 패러다임 대전환기임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안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생존 문제로 직결되고 있음을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화하며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현대전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을 이전받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안 장관은 "유럽의 전장이 북한의 전력 증강에 기여하고, 이것이 다시 인태 지역 전체의 안보 불안을 유발한다"며 한반도 정세가 글로벌 안보의 핵심 변수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NATO 핵심 노르웨이와 국방회담 '천무' 기반 방산 결속 강조
안 장관이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동맹과 자강의 병행적 발전' 및 '다차원적 국제사회 협력'이라는 안보 전략 방향은 앞서 진행된 북유럽의 NATO 회원국인 노르웨이와의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외교 성과로 증명됐다. 안 장관은 토레 산드빅 노르웨이 국방부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역내 안보정세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북·러 간의 불법적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유럽과 국제사회 전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 이 자리에서 안 장관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강한 억제력 중심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설명하고 노르웨이 측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하여 확답을 얻어냈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의 실질적인 국방·방산 협력 확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올해 1월 노르웨이의 대규모 육군 전력 증강 사업인 '장거리 정밀화력 체계사업'에 대한민국의 다연장로켓 '천무'가 최종 선정된 성과를 바탕으로, 양 장관은 국방 협력을 더욱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국의 첨단 방산 기술력이 NATO 회원국의 전력 현대화에 기여하며, 강력한 국방 연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 조준,공동개발·생산의 고수준 국방협력
한국 국방 외교는 인태 지역의 핵심 요충지이자 전통적 우방인 필리핀과의 회담으로 이어졌다. 안규백 장관은 이에 앞서 오전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동남아 지역의 안보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안 장관은 필리핀이 아시아 국가 중 6·25전쟁에 최초로 참전해 준 대한민국을 지켜준 혈맹임을 강조하며 깊은 사의를 표했다. 이어 현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군사력 증강이 절실한 필리핀의 상황을 고려해, 현재 전개 중인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방산 기업들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단순한 완성형 무기 수출을 넘어, 협력국이 자국의 방위산업 기반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개발·공동생산·후속 군수지원까지 아우르는 '고수준의 국방협력' 의지를 전달했다. 필리핀 장관 역시 이에 적극 공감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 '단검 발언' 진화, 미·중 경쟁의 단면 관측
안 장관은 이날 리차드 말즈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과도 만나 기념촬영을 했다.

한편,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전개된 한국의 전방위 국방 외교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얼마나 첨예하게 격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근의 한 사건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최근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한민국을 '중국을 겨눈 단검'에 비유한 발언이 외교적 파장을 낳자, 이에 대해 사령관이 직접 서둘러 해명과 진화에 나선 것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해당 발언이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자극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라며 "단지 우리가 직면한 동북아시아의 복잡하고 엄중한 작전 환경을 군사학적 관점에서 설명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을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이 변화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이 단순한 한반도 방위를 넘어 역내 안정에 기여하는 다변화된 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을 강조하려던 취지"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과 브런스 사령관의 발언은 보편적 평화의 시대가 저물고 자국 우선주의와 지정학적 균열이 상시화되는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노출된 한국이 '동맹과 자강의 병행'이라는 독자적 안보 생존 전략을 어떻게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는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토레 온슈우스 산드빅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토레 온슈우스 산드빅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길베르토 테어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길베르토 테어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가운데)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가운데)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