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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13번' 달아도 손흥민은 손흥민… 홍명보호, 1460m 고지대서 5골 폭발 '쾌조의 출발' [2026 북중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31 13:22

수정 2026.05.31 13:22

손흥민 2골·조규성 2골·황희찬 1골… 3월 연패 충격 씻어낸 막강 화력쇼
본선 대비 상대 교란용 '등번호 섞기' 눈길… 차범근 대기록에 단 2골 차 접근
숨 막히는 고지대 실전 테스트 합격점… 조유민·배준호 부상 이탈은 벤치 숙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김문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김문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결전의 땅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없이 가볍다.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원대한 꿈을 품고 멕시코 고지대를 정조준하고 있는 홍명보호가 최종 모의고사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캡틴' 손흥민(LAFC)의 맹활약을 신호탄으로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며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축구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하고 통쾌한 골 잔치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조별리그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해발 1500m)와 흡사한 환경인 해발 1460m 고지대에서 치러진 첫 실전 테스트였다. 체력적인 한계가 우려되는 낯선 환경이었지만 태극전사들은 흔들림 없는 조직력으로 상대를 유린하며 고지대 적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그라운드에는 전술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 상대국들의 전력 분석에 혼선을 주기 위해 선수들의 등번호를 모두 뒤섞는 묘수를 던졌다. 에이스의 훈장인 7번 대신 낯선 '13번'을 등에 업고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번호표 따위는 무의미하다는 듯 변함없는 득점 본능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전반 내내 상대의 촘촘한 밀집 수비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40분, 기어코 굳게 닫혀있던 골문을 열어젖혔다. 김문환(대전)이 오른쪽 측면 공간을 절묘하게 허물고 찔러준 컷백을 손흥민이 벼락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답답했던 혈이 뚫린 한국은 거침이 없었다. 불과 3분 뒤,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강력한 슈팅으로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날 귀중한 멀티골로 A매치 통산 55, 56호 골을 연달아 장식한 손흥민은 한국 남자 축구 역대 최다 득점자인 차범근 전 감독(58골)의 전설적인 대기록에 단 두 골 차로 바짝 다가서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후반전은 교체 투입된 특급 조커들의 화려한 독무대였다. 손흥민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규성(미트윌란)은 후반 20분 이동경(울산)의 정교한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로 꽂아 넣으며 골 사냥에 합류했다.

후반 30분에는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끈질긴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네 번째 골을 뽑아냈다. 물오른 조규성은 2분 뒤 설영우(즈베즈다)의 패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해 멀티골을 완성하며 5-0 대승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3월 원정 평가전에서 뼈아픈 연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던 홍명보호는 이날의 시원한 대승으로 팀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3백 전술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와 2선 자원들의 활발한 연계 등 벤치가 구상한 전술적 움직임 역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후반전 도중 수비수 조유민(샤르자)과 미드필더 배준호가 상대의 거친 태클에 연달아 쓰러지며 교체 아웃된 점은 유일한 옥에 티로 남았다. 두 선수의 부상 정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남은 기간 최상의 스쿼드를 유지하는 것이 벤치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기분 좋은 첫 모의고사를 마친 홍명보호는 오는 4일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꿈의 무대가 펼쳐질 멕시코로 당당히 입성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