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CB 고위관리, 스테이블 코인 사용 증가로 美 달러 지위 강화 전망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10:02

수정 2026.06.01 10:02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확대가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반면, 개별 국가의 통화정책 주권을 약화시키고 유로화의 입지까지 축소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1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은행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변동성을 줄인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전체 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분석 모델에 따르면 향후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절대다수는 미국 달러화에 가치가 연동되어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이 급증하면서 지난 20년간 이어진 글로벌 달러화의 비중 감소 추세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역전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달러화의 지배력 강화는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강해져서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그리고 선점 효과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세초 70% 수준에서 지난해 57% 미만으로 떨어졌다. 소규모 통화들이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이 이러한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슈나벨 이사는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통화당국의 신뢰성이 낮은 국가들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국 통화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국가의 국민일수록 가치가 안정적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결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변경하더라도 실물 경제에 제대로 파급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자국 통화 조절 능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위협은 신흥국뿐만 아니라 강력한 통화 신뢰도를 가진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과 유로화에도 미칠 수 있다.

슈나벨 이사는 "통화 신뢰도가 높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지배력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달러화 기반의 무역 결제와 글로벌 유동성 보유가 심화되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럽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향후 토큰화된 금융의 신생 형태나 글로벌 국제통화 시스템 전반에서 유로화의 역할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