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란 매체,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 사표 제출 주장
수리 여부는 아직 몰라, 전쟁 이후 군부 강경파와 대립
이란 혁명수비대가 사실상 국정 장악, 대통령 업무 불가 추정
이란 매체는 즉시 반박 "서방 정보 기관의 공작" 비난
[파이낸셜뉴스] 이란전쟁 이후 강경파에 밀려 실권을 잃었다고 알려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사직서를 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란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러한 보도 자체가 서방의 정보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의 반(反)체제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페제시키안이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은 사직서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내 강경파들이 국가 핵심 권력기관을 장악했다며, 자신과 정부가 국가의 중대하고 핵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 운영과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사임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탄생한 이란의 신정 체제는 직선제로 뽑히는 대통령 위에 이슬람 최고지도자를 따로 두고 있다. 안보 등 핵심 국정 운영과 관련된 결정은 최고지도자가 내린다. 동시에 신정 체제를 지키기 위해 설립된 정치군대인 IRGC 역시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페제시키안을 포함한 이란 정부 인사 대부분이 IRGC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24년에 제14대 이란 대통령으로 선출된 페제시키안은 서방과 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 회생, 2015년 이란 핵합의 복원 등을 주장하는 온건파였다. 그러나 그의 입지는 지난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등으로 약해졌으며, 특히 지난 2월 이란전쟁 개전 직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더욱 흔들렸다. IRGC는 최고지도자가 사라지자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세우고 정부 기능 대부분을 장악했다.
모즈타바가 페제시키안의 사직서를 수리할 지는 미지수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전 보도에서도 최근 수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이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핵심 결정권이 사실상 군부 인사들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인 타스님통신은 지난달 31일 "이란인터내셔널은 페제시키안 등에 대해 거짓말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비난했다. 타스님은 이란인터내셔널이 유언비어를 퍼트린다며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스님은 이번 사임설이 서방 정보기관의 공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스라엘) 모사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안보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뉴스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이란 사회의 결속을 깨고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의 보좌관인 메흐디 타바타바이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번 사임설을 "해외 매체의 황당한 언론 플레이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국민이 연대와 저항의 길에서 돌아서지 않듯, 대통령도 국민을 위한 봉사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