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고용노동청에 진정서
NICE P&I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사측 "업무상 발생한 갈등" 반박
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나이스그룹 계열 채권평가사인 나이스피앤아이의 A과장이 직속 상사인 B부장과 C상무 등을 상대로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사건을 조사 중이다.
노동청과 A과장 등에 따르면 A과장은 지난 3월 B부장으로부터 동종업계 타사 지수 부문 매출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해당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민감한 자료여서 확인이 어렵다고 판단해 상사에게 이런 설명을 한 뒤 한국거래소 자료 등을 토대로 자체 추정치를 산출해 전달했다는 게 A과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B부장은 이후에도 "자료를 훔쳐서라도 알아오라"며 압박했고, 매출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권고사직까지 언급했다고 A과장은 전했다. 그는 소형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운용사 담당자 연락처 확보 과정에서도 욕설과 함께 퇴사를 압박하는 취지의 발언이 반복됐다는 내용도 노동청 진정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과장은 같은 달 C상무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하고 보호를 요청했지만 법인카드 사용 정지와 일방적인 좌석 이동, 업무 배제 등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과장은 이후 적응장애와 우울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의료진으로부터 상황적 스트레스로 증상이 악화됐다는 소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과장 측은 회사 측의 이런 지시와 대응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규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또 회사가 신고 이후 법인카드 사용 정지와 대외업무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같은 법 제76조의3 제6항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A과장 측은 좌석 이동 역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며, 통보식 대질조사 등으로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이 규정한 객관적 조사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회사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 업무상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사측 조사 결과에 따르면 B부장의 반복적 욕설 사용과 일부 권고사직 관련 발언 사실 자체는 확인됐다. 다만 사측은 해당 발언이 상호 고성이 오가는 갈등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B부장에게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나이스그룹 인사규정상 중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측은 내근직 전환과 법인카드 사용 제한 역시 C상무의 업무상 판단에 따른 조치였으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양측 진술이 크게 엇갈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대질조사가 불가피했고, 조사위원 역시 A과장과 과거에 유사사례로 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는 관계여서 별도 소개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측은 좌석 이동은 유급휴가 제안과 함께 보호조치였으며, A과장이 원래 소속으로 복귀한 만큼 불이익 처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쟁점은 업무지시와 신고 이후 조치의 적절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복적인 욕설과 퇴사 압박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환규 법무법인 우승 변호사는 "타사 영업기밀에 가까운 정보를 확보하도록 요구한 업무지시 자체가 적정 범위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반복적으로 권고사직이나 퇴사를 언급하는 행위는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고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쟁사 실적과 시장 동향 파악은 영업 담당자의 통상적인 업무 범위에 해당하며, 갈등 역시 업무 지시 불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자료를 훔쳐서라도 알아오라'는 발언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진정 내용이 완전히 근거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사업장의 객관적 조사 의무 이행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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