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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프리미엄'? 삼전닉스 근처에서 쫓겨나는 세입자들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2 15:43

수정 2026.06.02 15:13

용인 아파트값 상승률 1년 새 10배 급등
반도체 훈풍에 직주근접 실거주 수요 확대
집값 뛰자 세입자 내보내고 매도 나선 집주인
즉시 입주 매물, 세입자 낀 집보다 5000만원↑
전세 끼면 대출 제한·잔금 일정에 부담

경기 용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최가영 기자
경기 용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 용인 기흥구에 거주 중인 신혼부부 이경연(29) 씨는 최근 계약 만료를 5개월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퇴거 요청을 받았다. 이 씨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데리고 갑자기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주 당시만 해도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집이니 도배 등을 직접 하라고 권유했는데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이런 일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직주근접 수요가 경기 남부 주택시장을 달구면서 '빈집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 인근인 용인에서는 즉시 입주 가능한 아파트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보다 수천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계약기간 보다 일찍 퇴거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경기 남부권, 그중에서도 용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즉시 입주가 가능한 매물의 프리미엄이다. 이 씨가 거주하는 1000여가구 규모 대단지에도 즉시 입주 가능한 매물은 세입자가 있는 매물 보다 5000만원 가량 높다. 집주인이 무리해서라도 세입자를 내보내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실거주 목적 매수자들과 금융 규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현재 대출 규제로 인해 세입자가 있는 집은 매수자가 후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다. 여기에 세입자 퇴거 시 필요한 전세보증금 반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전세퇴거자금대출'도 1억원 한도로 제한돼 있다. 결국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입해 실거주하려면 수억원대의 현금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만큼 매수자들이 즉시 입주 가능한 매물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인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매수자가 실입주를 원하는 만큼 세입자가 있는 집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세입자가 있는 집은 빠른 퇴거를 위해 이사비용을 대신 내주거나, 아파트 가격을 낮춰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파른 집값 상승도 집주인들을 부추기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넷째 주 기준 용인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적 상승률은 5.7%로 지난해 같은 기간(0.47%)의 10배를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수지구가 8.16%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기흥구도 5.3% 올랐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