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스타벅스 들고 투표해도 되나요?" 대파는 안됐지만 별다방은 됩니다, 왜? [쓸만한 이슈]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3 06:00

수정 2026.06.03 11:04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 상징물' 논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챗GPT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18일 이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를 선거운동의 상징으로 적극 활용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홍대와 연남동, 강남역 일대 유세에서 '커피 한잔의 자유'라고 적힌 붉은 앞치마를 두르고 "분노하면 6월 3일 투표장으로", "자유와 일상을 지키는 선택"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민들을 만나는가 하면 일주일 전인 25일엔 "내 커피는 내가 고른다는 자유 시민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하루 전 인천에선 아예 "스타벅스 커피 들고 투표장에 가자"는 제안을 내놨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탱크데이' 행사로 이재명 행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에 나서자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이 스타벅스를 정치적 메시지의 매개체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심상치 않은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스레드에 "선관위는 지금 골치 좀 썩고 있을 것 같다. 국민의힘 대표가 스타벅스 들고 투표장 가자고 한 시점에서 스타벅스 컵을 들고 올 수 있게 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막으면 선관위가 불매운동하는 게 되고 허용하면 정치적 표현물 반입이 된다. 이미 대파 사건이라는 선례가 있으니 더욱 골치 아플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875원 대파에 투표장서 '파틀막'

지난 2024년 4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용인 수지구 펑덕천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부승찬 용인시병 후보 지지유세에서 대파 헬멧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024년 4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용인 수지구 펑덕천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부승찬 용인시병 후보 지지유세에서 대파 헬멧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정치 상징물 논란은 2024년 총선 때 크게 불거졌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파는 윤석열 정부의 물가 정책을 비판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당시 사전투표 첫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파를 들고 투표소에 들어오는 것이 가능한가'를 묻는 한 유권자의 문의에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볼 수 있다"며 투표소 밖에 두고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이날 선관위는 구·시·군 선관위에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사례별 안내사항'이라는 제목과 함께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할 수 있으니 만일 투표소 내에 대파를 들고 들어가려고 한다면 외부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배포했다.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가 특정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 과도하게 해석했다고 반발했고, 온라인에서는 "대파가 왜 정치적 표현물이냐"는 논쟁이 이어졌다.

논란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반복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이어 TV 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젓가락'이라는 단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뒤 온라인에는 "젓가락으로 (투표)도장을 집었다"거나 "젓가락 대신 커피 들고 갔다" 등의 글을 올리며 제2의 대파로 연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젓가락이나 커피 반입은 공식적으로 제한되지 않았다.
​정치적 상징이 된 스타벅스, '별틀막'될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에는 스타벅스 커피 컵을 들고 투표장에 가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야권 일각에서 투표장에 스벅 들고 가자는 말이 전해진 뒤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이 실렸다. /사진=SNS 캡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에는 스타벅스 커피 컵을 들고 투표장에 가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야권 일각에서 투표장에 스벅 들고 가자는 말이 전해진 뒤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이 실렸다. /사진=SNS 캡처

이번 지선을 앞두고 정치적 상징이 된 게 바로 스타벅스다.

'5·18 탱크데이' 논란과 함께 장 대표 등 야권 일각에서 스타벅스를 '자유 소비'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투표장에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가자고 독려하면서 온라인에는 동조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스레드 계정에 '스벅들고 투표하러 가자'는 문구를 수박에 카빙한 사진을 올린 뒤 "우파시민 많은 투표 참여 하길 간절한 마음 담아 만들었다. 지방선거 이겨서 국힘 분열 없이 꼭 정권잡아 민주당 이기자"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투표 드레스코드 계획했냐"는 질문과 함께 "나는 빨간 색 운동화, 모자와 스벅 음료"라고 썼다.

스타벅스 커피 컵과 함께 사전투표 인증사진을 올린 네티즌도 있었다.

다만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대파 반입을 막았던 것과 달리 올해 지방선거에서 스타벅스 컵이나 텀블러 반입을 막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텀블러는 일상의 용품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공직선거법에 따라 반입 금지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66조는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 안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언동을 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표지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유권자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할 의도나 목적 없이 일반적인 물품을 소지하고 투표소에 출입하는 것은 제한하고 있지 않다.

선관위 관계자는 "텀블러는 선거인이 내심을 드러내지 않는 한 그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고 투표관리관이 물품 소지 목적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물품 소지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투표장은 선거의 공정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데다 유권자들이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이를 방해할 경우다.

선관위 관계자는 2024년 대파 소지 투표소 출입과 관련해서도 "포괄적·일반적으로 제한한 게 아니었다. 당시 정치적 목적으로 대파를 소지해 투표소에 출입하는 것은 다른 선거인에게 영향을 주거나 공정하고 평온한 투표 진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 텀블러도 일상 용품이라 반입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텀블러에 선거 구호나 특정 기호를 표현할 경우 반입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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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