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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키옥시아 시총 42조엔 돌파..'적층 대신 속도' 승부수 통했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2 15:59

수정 2026.06.02 15:58

독자 CBA 기술 양산 성공
AI 서버용 고속 메모리 수요 확대 수혜
시장점유율 확대는 과제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시가총액이 2일 42조엔(약 399조5964억원)을 돌파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독자 기술인 '웨이퍼 본딩(CBA)'을 앞세워 경쟁사 대비 성능 우위를 확보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도쿄 증시에서 키옥시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 오른 주당 7만7540엔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42조3000억엔(약 402조5437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투자자 대상 경영전략 설명회를 앞두고 사업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키옥시아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고성능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키옥시아가 아직 2027년 3월기(2026년 4월 1일 ~ 2027년 3월 31일) 실적 전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8배 수준인 4조3000억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경쟁력은 단순한 생산량 확대가 아닌 기술 혁신에서 나온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낸드 시장은 오랫동안 메모리 셀을 얼마나 많이 쌓을 수 있는지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3차원(3D) 낸드 적층 기술을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층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옥시아의 주력 제품은 현재 218단 수준인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00단 이상 제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키옥시아가 내놓은 카드가 'CBA(CMOS directly Bonded to Array)' 기술이다. 기존 낸드가 메모리 셀과 제어회로를 하나의 웨이퍼 위에 구현했다면 CBA는 각각 별도 웨이퍼에서 제작한 뒤 정밀하게 접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회로 배치를 최적화할 수 있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밀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두 개의 웨이퍼를 오차 없이 결합하는 공정 난도가 매우 높아 상용화가 쉽지 않은 기술로 평가한다. 키옥시아는 경쟁사보다 먼저 이를 양산 제품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성능 우위도 인정받고 있다. 사이토 가즈요시 이와이코스모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키옥시아 낸드의 읽기·쓰기 속도는 경쟁사보다 20~30% 빠르다"고 평가했다.

당초 업계에서 CBA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낸드의 경쟁력은 적층 수 확대가 정석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확대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생성형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만큼 저장 용량보다 입출력 속도가 중요해졌고 고속 처리에 강점을 가진 CBA 기술이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초기 시장에서 폭증한 DRAM과 HBM 투자에 집중하는 사이 키옥시아는 낸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선택이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가 31.6%로 1위를 기록했고 키옥시아는 13.9%로 3위에 머물렀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같은 수준까지 추격한 상태다.

업계는 키옥시아가 상대적으로 데이터센터 고객 기반이 약하고 AI용 낸드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시점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였던 만큼 신기술의 성능 평가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막대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단기간에 점유율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한편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 설명회에서 공개될 성장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쏠리고 있다. 키옥시아 경영진은 안정적인 배당 정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배당이 실시될 경우 2024년 상장 이후 첫 주주환원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