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란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라는 특성을 가진 재화를 말한다.
반도체는 공공재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특정 기업이 어떤 반도체 칩을 구매하면 다른 기업은 바로 그 칩은 구매할 수 없다. 소비가 경합적이란 것이다. 또한 반도체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기업이나 사람은 소비에서 배제할 수 있다. 반도체는 명확히 사적 재화란 것이다. 다만 반도체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많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공급차질 발생 시 전후방 산업파급효과가 막대하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 경제안보와도 직결된다. 국가전략적 산업재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혼동을 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가 전략적 산업재라는 것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이는 국제경쟁 속에서 국내 생산기반, 기술역량 유지를 위해 기술보호, 조세·금융 지원, 전력·용수 공급 확대 등 투자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략산업이라는 것은 정부 지원의 근거이지 이윤 환수의 근거가 아니다.
따져야 할 것은 정부 지원조건의 투명한 집행과 이행 여부다. 이를 따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기업 이윤을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 공적 지원의 집행관리와 이윤의 사회적 귀속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가 주주다" "세금이 투입됐다" "전력과 용수가 사용됐다"는 것도 반도체를 공공재로 만드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아주 많은 지원을 했건, 국민 다수가 지분을 소유했건 이들이 제품 특성을 바꿀 수는 없다. 공공재 여부는 재화 특성, 즉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정책 논의는 '공공재'라는 오해가 아니라 전략산업 입장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정부 지원은 국가 경제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사적 재화이기 때문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념을 잘못 이해하면 정책 방향이 흐려진다. 정부는 이윤 환수가 아니라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기술·인력·인프라·금융 환경을 뒷받침해야 한다. 개념 혼동이 아니라 정확한 이해의 토대 위에서 정책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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