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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꾸면 100억 번다? 지방 아파트의 솔깃한 유혹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5 06:00

수정 2026.06.05 09:05

신혼희망타운 단지명 입주자가 정하게 했지만
"시공사 브랜드" 쓰자...여전히 갈등 소재

제미나이로 제작한 이미지.
제미나이로 제작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경기도의 한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들이 단지이름을 시공사 브랜드로 바꾸려 했지만 단지명 변경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임대주택이 혼합돼 있는 데다, 시공을 담당한 건설사가 불가 방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국제신도시 헤스티블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헤스티블'을 효성그룹 브랜드인 '해링턴'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입대의측은 단지명 변경에 약 2억9000만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입대의는 임대세대를 제외하고 한 가구당 약 90만원을 부담하면 된다는 안내문을 주민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2023년에 입주한 이 단지는 496가구 중 분양주택이 330가구, 임대주택(행복주택)이 166가구다.

안내문에는 "해당 금액은 일회성 비용으로 세대 분양가 대비 0.27% 수준의 분담금"이라며 "충분히 분담금 이상의 가치적인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공공분양 수분양자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별도 단지명이 아닌, 민간 시공사의 이름을 붙일 경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대당 3000만원 이상의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의견과 "생돈 90만원을 들여 이름 마케팅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엇갈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입대의는 효성그룹에도 단지명 변경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효성은 이 단지에 '헤링턴'을 붙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진흥기업이 단순 시공만 담당한 단지"라며 "단지 외관 디자인이나 컬러 등을 모두 LH 발주 내용대로 시공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 브랜드의 색깔과는 맞지 않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임대주택이 혼합된 단지인 만큼 단지명을 바꾸려면 LH의 동의가 필수인데 그 과정 역시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서울 마포구 '신촌그랑자이'는 민간 아파트임에도 단지명을 '마포그랑자이'로 바꾸는 과정에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임대주택(216가구)의 모든 임차인들에게 동의 의견을 물은 바 있다.

신희타는 혼인 기간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무주택세대구성원 신혼부부 또는 예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이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LH가 사업시행사 역할을 맡는다. 앞서 지난 2022년 LH는 내부지침 개정을 통해 신희타 단지명에 'LH' 로고를 빼고 입주자들이 자체적으로 '별도 단지명'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분양·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으로 LH 사용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조율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헤스티블'도 이같은 배경에 탄생한 이름이다.
LH는 신희타 단지를 시공한 민간건설사의 동의를 얻어 시공사 브랜드도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현실화 되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